대구 동대사 소장의 고려시대 전적인 『대방광불화엄경(大方廣佛華嚴經)』 두 가지 각1축과 『일승법계도(一乘法界圖)』 1축, 『불설치성광대위덕금륜왕소재길상다라니경(佛說熾盛光大威德金輪王消災吉祥陀羅尼經)』 1축으로 이루어진 4축의 불경으로, 모두 권자본(卷子本)이다.
『대방광불화엄경』 권12는 고려시대 간행의 정원본 사간판, 『대방광불화엄경』권43은 1112세기 간행의 50권본, 『일승법계도』는 1213세기에 간행된 총 15장 중 3장, 『불설치성광대위덕금륜왕소재길상다라니경』은 1216년(고려, 고종 3)에 간행된 김숙룡(金叔龍) 발원본이다. 2012년 1월 30일에 대구광역시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대방광불화엄경』권12은 권자본 형식으로 책의 크기는 세로 30.0㎝, 가로 850.0㎝이다. 광고(匡高)는 24.5㎝이고, 그 폭은 48.8㎝이며, 행자수는 24행 17자이다.
『대방광불화엄경』권43은 권자본 형식으로 책의 크기는 세로 52.5㎝, 가로 21.2㎝이다. 광고는 21.0㎝이고, 지고(紙高)는 27.9㎝이며, 행자수는 26행 17자이다.
『일승법계도』은 권자본 형식으로 책의 크기는 세로 22.8㎝, 가로 13.7㎝이다. 광고는 22.1㎝이고, 지고는 28.9㎝이다. 행자수는 27행 17~19자로, 백색의 저지(楮紙)를 사용했다.
『불설치성광대위덕금륜왕소재길상다라니경』은 권자본 형식으로 책의 크기는 세로 21.3㎝, 가로 114.2㎝이다. 광고는 18.0㎝, 지고는 22.0~21.5㎝로, 행자수는 25행 15자이다.
『대방광불화엄경』 권12는 40화엄 정원본의 목판 권자본이다. 축의 길이는 33.4㎝이며, 양 끝에 주칠이 되어 있고 축을 감싸는 종이 부분은 연미로 만들어졌다. 인쇄 및 보존 상태는 양호한 편이나 제1장과 2장은 결락되고 3장의 일부는 훼손된 상태이다. 하단부는 수침(水浸)으로 변색되었으나, 판면은 완전하다. 상하 변란이 있고 장차는 ‘폭(幅)’이며 판수제는 ‘정원경(貞元經)’이다. 권수의 일부가 결락되었지만 권말의 축까지 완전하게 보존되었으며, 권말에 음의(音義)가 있는 점이 주목된다.
『대방광불화엄경』 권43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진본 60화엄이나, 당본 80과는 달리 진본 50권 『화엄경』의 제43권이다. 권수 부분이 결락되었고 축은 없으며 도침지에 인쇄되었다. 50권본 권43은 60권본의 권51과 권52 앞부분에 해당한다. 입법계품(入法界品) 중 선재동자(善財童子)가 관음보살을 만나는 부분에서 희목관찰중생야천(喜目觀察衆生夜天)의 설법이 이루어지는 부분까지이다. 단정한 글자체의 사간판으로 추정되며 전체적으로 보존 상태가 양호하고 사경체가 가미된 필체로 11~12세기 간행으로 추정된다.
『일승법계도』는 신라 의상(義相, 625~702)이 지은 저술을 판각하여 고려시대에 간행한 것이다. 의상의 화엄 사상을 보여주는 중요한 저술로, 법계도시와 이에 대한 자신의 해석으로 이루어졌다. 고려 후기에 신라의 3종의 주석서를 모은 『법계도기총수록(法界圖記叢髓錄)』이 편찬 간행되었는데, 여기에 『일승법계도』의 원문이 전문 수록되었다.
지금까지 일본 대곡대학(大谷大學) 소장 사본에 의해 알려졌으나, 이 책은 목판본이라는 의미가 있다. 전 15장 중 3장만이 남아 있으나 서체와 형태면에서 12~13세기로 추정되는 간행물이다. 권말의 본문이 총 410행으로, 7,254자라고 밝혔으며, 각자는 현점(玄占)이다.
『불설치성광대위덕금륜왕소재길상다라니경』은 당 불공(不空)이 한역한 경전이다. 부처님께서 천문으로 생겨난 재난을 제거하는 다라니를 설하고 그 공덕과 수법을 설한 경전이다. 고려대장경에 유사한 이름의 경전이 있지만 이 경전은 없다. 첫머리에 변상도가 그려져 있었으나 현재는 1/3정도만 남아 있다. 권말에는 구요진언(九曜眞言)이 도식화되어 표현되었다.
권말의 원문에 따르면, 상진안동도(尙晋安東道) 안찰부사(按察副使)인 김숙룡(金叔龍)이 1216년(고려, 고종 3)에 국왕의 장수와 나라의 평안, 최충헌(崔忠獻)의 장수과 국태민안을 기원하여 간행한 것이다. 김숙룡은 1222년(고려, 고종 9)에 후군병마사(後軍兵馬使)로서 의주에 들어온 거란군을 소탕하였다.
『대방광불화엄경』 권12는 권말에 음의가 수록되었고, 축까지 보존되었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크다. 40화엄 정원본은 구인사에 권2와 권38, 국립중앙박물관에 권20, 목아박물관에 권24, 개인소장 권7이 알려져 있다. 재조대장경과 비교되는 자료적 의의를 지닌다.
『대방광불화엄경』 권43은 국내에 드문 50권본이라는 의의가 크다. 사간판으로 간행된 이 책은 전반부 결락이 있으나 권말까지 보존 상태가 양호하다. 특히 사경체가 가미된 필체로 간행 시기가 11~12세기로 추정되어 불교사와 서지사 등의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일승법계도』는 국내의 유일한 간본으로 그 의의가 크다. 비록 3장 밖에 남아 있지 않지만, 전체 410행과 7,254자의 분량을 명확하게 알 수 있어 『법계도기총수록』 판본의 내용과 일본 전승의 사본의 내용과 비교 고찰하는데 중요한 자료이다. 또한 서체와 형태면에서 12~13세기 인쇄 문화의 참고 자료가 된다.
『불설치성광대위덕금륜왕소재길상다라니경』은 고려대장경에 알려져 있지 않은 간본으로 그 의의가 크다. 권수가 누락되기는 했지만 변상도가 수록되었고, 1216년의 간년과 발원자가 분명한 간행본이라는 점에서 불교사와 서지학 및 당시 사회상을 연구하는데 그 가치가 인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