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강(三綱)을 세우고 유교적 사회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편찬된 『삼강행실도』 가운데 한글로 언해한 것을 기영(箕營: 평안도 감영)에서 간행한 윤리서이다. 2010년 2월 11일에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1428년(세종 10) 9월에 세종은 진주에 사는 김화(金禾)가 아버지를 살해한 사건을 탄식하며 집현전 부제학 설순(偰循, ?∼1435)에게 『삼강행실도』의 편찬을 명하여 삼강을 세우고 유교적 사회 질서를 확립하고자 하였다.
『삼강행실도』는 기존에 편찬된 『효행록(孝行錄)』을 바탕으로 삼국 · 고려시대의 효행을 더하여 1432년(세종 14) 6월에 권채(權採)의 서문(序文)과 함께 초고본이 완성되었다. 같은 해 10월에 맹사성(孟思誠)의 「진전문(進箋文)」과 다음해 2월 주자소(鑄字所)의 판각이 완료되면서 정초(鄭招)의 발문(跋文)을 붙여 1434년(세종 16) 11월에 반포하였다.
성종조에 들어서 삼강행실의 장려 정책을 펴기 위해 『삼강행실도』를 한글로 번역하여 서울과 지방 사족(士族)의 가장(家長)과 부로(父老), 교수(敎授), 훈도(訓導) 등으로 하여금 부녀자와 어린이들을 가르치게 하였다. 이 시기부터 『삼강행실도』의 언해(諺解) 작업이 시작되었다.
1490년(성종 21)에 시강원 보덕(侍講院輔德) 허침(許琛)과 이조 정랑(吏曹正郞) 정석견(鄭錫堅)에게 명하여 기존의 『삼강행실도』를 산정(刪定)하게 하였다. 하지만 실제로 내용을 새롭게 보태지는 않고 각각의 사례 110개 중에 35개씩 가려내어 3권 1책으로 줄여 간행하였는데, 이것이 언해본 『삼강행실도』이다. 언해본은 본문의 상단 여백에 한글 번역을 추가한 것으로, 1580년(선조 13)과 1608년(선조 41) 경에 중간(重刊)되어 지속적으로 간행과 보급이 이루어졌다.
언해본은 번역 방식에 따라 의역(音譯) 계통과 직역(直譯) 계통으로 나눠지며 조선 초기에는 의역 계통이 간행 보급되다가 조선 후기에는 직역 계통으로 바뀌게 되었다. 이 가운데 본서는 직역 계통에 해당하며 1726년(영조 2)에 평안도 감영에서 간행한 것이다. 대체로 조선시대에는 중앙에서 서적을 제작하여 각 지방에 나눠주면, 각 지방에서는 다시 이를 번각(飜刻)하여 일반 백성에게 배포하는 사례가 빈번하였다. 평안도 감영에서 간행된 『삼강행실도』는 이러한 사례 가운데 하나이다. 언해본 『삼강행실도』는 후에 『속삼강행실도(續三綱行實圖』를 비롯해 『이륜행실도(二倫行實圖)』, 『동국신속삼강행실도(東國新續三綱行實圖)』, 『오륜행실도(五倫行實圖)』 등의 편찬에 바탕이 되었다. 성균관 대학교 존경각을 비롯해 미국 버클리대학 동아시아도서관 아사미문고 등에 소장되어 있다.
목판본 1책으로, 크기는 세로 39.0㎝, 가로 25.0㎝이며 제책(製冊)은 오침안 선장본(五針眼線裝本)이다. 동일 계통의 판본으로는 강원도, 함경도, 황해도 판본이 전한다.
언해본 『삼강행실도』는 권수와 본문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되었으며, 한문본과 달리 세종의 「반포 교지문(頒布敎旨文)」과 맹사성의 「진전문」은 없고 권채의 서문만 수록되었다. 본문은 효자 · 충신 · 열녀로 구분되었고, 시작되는 각 항목의 앞 부분에 2단으로 해당 목차가 수록되었다. 이어 효, 충, 열에 해당하는 인물들의 사실(事實)을 그림으로 표현한 판화와 뒷면에는 인물들의 행적과 시문을 수록하였다. 해당 인물들의 행적을 언해한 언해문은 본문의 상단 여백에 나타나 있다.
본문은 전체 33장(章)으로 되었으며, 먼저 도형(圖形)을 수록하고 그 뒤에 사실을 기록한 뒤에 시(詩)와 찬(讚)을 붙였다.
「효자편」은 남송(南宋)의 조자고(趙子固)가 편찬한 『이십사효(二十四孝)』와 고려 후기 권보(權溥)와 그의 아들 권준(權準)이 편찬한 『효행록(孝行錄)』이 수록된 내용에 삼국시대와 고려시대 사람의 효행을 더하여 정리한 것으로, 중국 사례 31편과 우리나라 사례 4편으로 구성되었다. 「충신편」과 「열녀편」은 중국과 한국의 충신과 열녀에 대한 사실을 기록하고, 각각의 문신들이 지은 시문를 수록하였다. 「충신편」은 중국 사례 29편과 우리나라 사례 6편을 더하여 모두 35편이 수록되었고, 「열녀편」은 중국 사례 29편에 우리나라 사례 6편이 수록되었다.
『삼강행실도』는 15세기부터 19세기까지 약 500여 년 동안 간행되어 보급된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유교 윤리 서적으로써 인간이 지켜야 할 기본적인 윤리 덕목을 통해 당시 추구하는 사회상을 살필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다. 특히 본문에 수록된 판화 자료는 조선시대 풍속 장면을 비롯해 복식, 건축, 민속 등을 담고 있어 그 가치 또한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