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음병(少陰病)은 양기(陽氣)가 휴손(虧損: 손실)되어, 양기가 위로 올라가지 못하고 자꾸 식어가는 병으로 그 상태가 위중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소음병을 치료하는 대표적인 약물이 관계부자이중탕이며, 여기에 소화기를 안정시켜주는 곽향(藿香)과 사인(砂仁)을 처방하여 설사와 구토를 함께 치료하는 처방이 계부곽진이중탕(桂附藿蔯理中湯)이다.
곽란은 구토와 설사가 동시에 나타나는 것으로, 두 가지 증상은 모두 우리 몸의 체액을 빠른 속도로 손실시켜 체내에 전해질 불균형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전해질 불균형은 사람이 갑자기 생명을 잃을 수 있는 병으로 기운을 잃고 처지기 때문에 소음병의 양상을 띄게 된다.
계부곽진이중탕은 이제마(李濟馬)가 사용하던 처방이지만 이제마 사후 1901년에 간행된 『동의수세보원(東醫壽世保元)』 신축본(辛丑本)에는 기재되어 있지 않다. 이것으로 미루어보아 임상 후기에는 잘 사용하지 않았던 처방으로 보인다.
다만 1941년에 『동의수세보원』 제7판이 인쇄될 때 보유방(補遺方)으로 이제마의 수제자인 한두정(韓斗正)이 넣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 처방이 『사상신편(四象新編)』에 실려 있는 점이나 한두정이 보유방으로 다시 삽입한 것으로 보아 임상에서는 제자들이 익숙하게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