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혈학(經穴學)은 한의학의 중요한 이론인 경맥(經脈) · 낙맥(絡脈) · 경혈(經穴)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경혈이란 우리 몸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361개의 에너지 공급처이다.
원래 한의학(韓醫學)에서는 경혈학이라는 이름을 별도로 붙여서 경혈을 연구하지 않았다. 주로 침구학(針灸學) 속에 그 내용이 포함되어 다루어지고, 기초 이론으로 경락학설(經絡學設)에 대한 내용들이 취급되었다. 현대 한의대(韓醫大) 교육의 기초가 다져진 후에 경혈학이 독립된 학과교실로 포함되었다.
경혈학은 침경(針經)이라고 불리는 『황제내경영추(黃帝內經靈樞)』에 기원이 있다. 지금 전해지는 14경 이전의 내용들은 『마왕퇴의서(馬王堆醫書)』에서 초기 모습들을 발견할 수 있다. 다만 『마왕퇴의서』의 내용에 대해서는 경락학설 초기의 모습이 아니라 일부가 생략되어 이름이 붙여졌을 것이라는 가설도 있다.
경혈은 십사경맥(十四經脈)에 속해 있는 혈을 가리키는데, 이에 귀속된 혈은 모두 361개가 있다. 옛 의학서마다 기록된 수가 다른데 『동의보감(東醫寶鑑)』에는 355개, 『침구대성(針灸大成)』에는 359개, 『십사경발휘(十四經發揮)』 · 『갑을경(甲乙經)』에는 354개로 기록되어 있다. 위치는 십사경맥 상에 정연하게 배열되어 있으며 경락이론에 근거하여 혈의 작용과 적응증이 이론적으로 체계화되어 있다. 이는 경외기혈(經外奇穴)이나 아시혈(阿是穴)에 비하여 치료 범위가 넓다.
경혈은 모든 혈들 가운데서 기본이 된다. 이 경혈의 위치(位置), 주치(主治), 혈성(穴性)을 연구하는 것이 경혈학이다. 또한 경혈학은 경혈 이외에도 경맥과 낙맥의 관계, 경락의 유주와 장부배속(臟腑配屬), 질병을 치료하는 혈의 배합 등도 포함하여 연구한다.
우리나라의 경혈학은 전국의 한의과대학에서 기초교실로 구성되어 있다. 경혈학은 한의학에서 인체를 바라보는 설계도로서 매우 중요한 가치를 가진다. 한의학의 고전으로 모든 이론의 기반으로 삼고 있는 『황제내경(黃帝內經)』의 내용은 경락을 빼고서는 이야기할 수 없을 정도이다. 인체의 본래 모습은 경혈과 경혈을 이어간 경맥 · 낙맥을 통해서 이해한다. 이로써 생리현상을 설명하고 병리현상을 해결하는 한의학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학문이 경혈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