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를 분화하는 소리의 단위인 어떤 음소가 환경의 영향을 받아 다른 음소로 바뀌거나 없어지는 등의 변화를 일으키는 과정에 작용하는 규칙을 음운 규칙이라고 이른다. 음운 규칙이라는 용어가 널리 사용된 것은, 어떤 소리가 다른 소리로 바뀌기 이전의 형태를 기저형이라 하고 다른 소리로 바뀐 형태를 표면형이라 했을 때, 기저형에서 표면형으로 바뀌는 과정에 음운 규칙이 적용된다는 논의가 널리 전개된 이후의 일이다.
음운 규칙은 한 음소가 환경에 따라 바뀌는 현상에 적용된 규칙을 의미하는데, 음운 규칙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약속된 기호와 일정한 방식에 따라 기술된다. 예를 들어, 환경에 따라 다른 음소가 바뀌기 이전의 음소를 ‘A’라 하고, 바뀐 음소를 ‘B’, A가 나타난 위치를 ‘_’, A의 앞뒤에 C와 D가 각각 놓인 환경을 ‘C_D’라 표시한다면, 음운 현상을 다음과 같은 음운 규칙으로 형식화할 수 있다.
음운 규칙: A→B/C_D
위에서 ‘→’는 공시적 음운 현상에서 나타난 변화를 나타낼 때 사용하며, 언어 형태의 역사적 변화인 통시적 음운 현상에서 나타나는 변화는 ‘>’를 사용하여 표시한다. 이러한 규칙화는 어떤 언어에서나 통할 수 있는 언어 보편적인 음운 기술을 가능하게 하는 장치이기도 하다. 그리고 음운 규칙은 불필요한 반복을 피하고 최대한 간단하게 설명할 수 있으며, 음운 현상의 기술에 보편성을 부여하는 장점이 있다. 이때의 음운 규칙은 다섯 가지 유형으로 구분되며, 아래와 같이 각각 형식화된다.
① 한 음소가 다른 음소로 바뀌는 교체 또는 대치. => ‘A→B/C_D’
② 한 음소가 없어지는 탈락 또는 생략. => ‘A→∅/C_D’
③ 없던 음소가 새로 끼어드는 첨가. => ‘∅→B/C_D’,
④ 한 음소가 합쳐져 다른 음소로 바뀌는 축약. => ‘AC→B/_D’
⑤ 두 음소가 서로 자리를 바꾸는 도치. => ‘AC→CA/_D’
그리고 교체 또는 대치에는 평폐쇄음화, 비음동화, ‘ㄹ’의 비음화, 유음화, 구개음화 등의 자음 관련 동화 현상과 움라우트, 원순모음화, 전설모음화 등의 모음 관련 동화 현상 등 대부분의 음운 규칙(=음운 현상)이 여기에 포함되며, 탈락 또는 생략에는 자음군 단순화, 유음 탈락 등, 첨가에는 ‘ㄴ’ 첨가, 축약에는 유기음화 등이 포함된다.
한편, 기저형에서 표면형으로 바뀌는 과정에 음운 규칙이 적용된다는 이론적 측면에서, 음운 규칙은 기저형와 표면형을 이어주는 매개 장치가 되어 기저형에서 표면의 이형태를 만드는 과정에 적용된 규칙으로 설정된다. 그리하여 음운 규칙을 중심으로 변화를 관찰하면서 음운 규칙의 생성과 소멸, 그리고 규칙의 적용 범위의 확대와 축소 등에 대한 음운론적 차이를 실현하는 과정에 관심을 둔다. 특히 기저형에서 표면형으로 바뀌는 과정에 하나의 규칙만 적용된 것이 아니라 여러 규칙이 적용된 경우라면, 각 과정에 적용되는 음운 규칙을 설정하는 것만으로 간단히 설명할 수 있는 이점을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