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경과와 함께 단어의 형태가 변하는 통시적 어형변화와 음소적 배합관계나 활용을 비롯한 문법적 현상에 따른 공시적 어형변화가 있다. 일반적으로 통시적 변화를 지칭하나, 단어의 형태가 변한다는 차원에서 공시적 어형변화까지 확장시킬 수 있다.
먼저, 통시적 어형변화란 언어의 역사적 변천에서 단어의 음운이 생략·축약·첨가되는 등의 현상을 말한다. 여기에는 그 단어 자체 안에서 전후로 인접한 음운의 조건에 따른 결합적인 것과 다른 단어와의 관계로 말미암은 연합적인 것이 있다.
단어 내에서 결합적 관계로 일어나는 변화는 생략·축약·동화와 같이 노력 경제에서 오는 변화와 이화·첨가·강화·부정회귀와 같이 분명하게 표현하려는 데서 일어나는 변화, 음운 도치와 같이 무의식적인 잘못으로 일어나는 변화 등이 있다.
노력 경제에서 오는 변화는 발음을 쉽게 하여 조음(調音) 작용에 필요한 노력을 적게 들이려는 데서 생긴 변화이다. ‘나리(川)〉내’, ‘가히(犬)〉개’는 각각 ‘ㄹ’의 생략과 ‘ㅎ’의 생략, 그리고 축약에 의한 어형변화의 예이다. 이것은 말의 속도를 빨리하기 위하여 그 말의 특색을 드러내는 데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음운을 생략하고, 뒤에 이어지는 두 모음을 한 음절로 축약한 것이다. ‘사ᄅᆞᆷ(人)〉사람’은 동화에 의한 어형변화의 예로, 둘째 음절의 모음(‘ㆍ’)이 첫 음절의 모음(‘ㅏ’)을 닮아 완전히 동화된 것이다.
표현을 분명하게 하려는(->분명하게 표현하려는) 데서 일어나는 변화는 노력 경제와는 반대되는 방향의 변화이다. ‘사ᄅᆞᆷ〉사람’이 노력 경제에서 온 변화인 데 반해, ‘처■(ᅀᅥᆷ)〉처엄〉처음’은 같은 모음(‘ㅓ’)이 이웃해 있어 말의 표현력을 높이기 위해 이화된 것이다. ‘벌에(蟲)〉벌레’는 표현을 분명히 하기 위해 자음 ‘ㄹ’이 첨가된 것이다.
무의식적인 잘못으로 일어나는 변화에는 남의 말을 잘못 들어 한 단어 안에서 음운의 자리를 바꾸는 음운 도치가 있다. ‘■(ᄇᆞㅣㅅ복)〉■((ᄇᆡᆺ곱)〉배꼽’, ‘시혹〉혹시’가 그 예이다.
다른 단어와의 관계로 말미암아 일어나는 변화는 유추와 민간 어원에 따른 것인데, 이러한 어형변화는 음운 규칙을 파괴하는 주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다음으로 공시적 어형변화란 음소적 배합관계나 활용을 비롯한 문법적 현상, 합성어·파생어를 형성하는 경우 모습을 달리하는 경우를 말한다. 형태소는 환경에 따라 그 모습을 달리하는 일이 많은데, 이러한 현상을 흔히 교체 또는 변동이라 부른다. 형태의 교체(=변동) 현상은 형태론에서 기본적인 현상이며, 형태 교체의 조건과 요인에 따라 음운론적 교체와 형태론적 교체로 나눌 수 있다.
예를 들어 한 형태소 ‘값’은 그 놓이는 자리에 따라 ‘값이, 값으로’에서는 /값/으로, ‘값도, 값과’에서는 /갑/으로, ‘값만, 값 나가다’에서는 /감/으로 변동되지만, 그 문법적 기능이나 의미에는 변화를 일으키지 않는다. 이것은 ‘값’이 변동되는 조건이 음운론적 조건이므로 음운론적 교체라 할 수 있다. ‘먹다’의 활용에 있어서도 어간 ‘먹-’은 ‘먹다, 먹으니’에서는 /먹/으로, ‘먹는다’에서는 /멍/으로 변동된다.
형태론적 교체는 변동되는 조건이 형태론적 조건인 경우를 말한다. 예를 들어 명령형 어미 ‘-너라, -거라, -여라’는 각각 ‘오다, 가다, 하다’라는 특정 어간 형태에만 나타므로 형태론적 교체라 할 수 있다. 이와는 달리 명령형 어미 ‘-아라’와 ‘-어라’는 변동되는 조건이 앞에 오는 어간의 모음 종류이다. ‘-아라’는 어간의 모음이 ‘아, 오’일 때 선택되고, ‘-어라’는 나머지 모음 아래에서 선택되므로 음운론적 교체라 할 수 있다.
어근에 접사가 결합하여 파생어와 합성어를 형성할 때도 형태 교체가 일어난다. ‘바늘+질’의 경우 ‘바늘’의 ‘ㄹ’이 구개음 ‘ㅈ’ 앞에서 떨어져 나가 ‘바느질’로 형태 교체되며, ‘머리+가락’의 경우 가운데 ‘ㅎ’이 덧쓰여 ‘머리카락’으로 형태 교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