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충법이란 어형의 규칙적인 변화틀에 어긋나고 어원적으로도 관련이 없는 형태로써 체계의 빈칸을 채우는 것이다. 이러한 형태의 불규칙성은 체언과 용언에서 모두 확인할 수 있다.
체언의 보충법으로 대명사의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대명사 ‘나’(1인칭), ‘너’(2인칭), ‘저’(낮춤의 1인칭)의 복수는 ‘우리’, ‘너희’, ‘저희’이다. ‘너희, 저희’의 경우를 보면 각각 ‘너+희’, ‘저+희’가 결합한 형태를 보이는 반면, ‘나’에 대한 복수 대명사는 어원적으로 전혀 관련이 없는 ‘우리’이다. 규칙적인 조어법에 따른다면 1인칭의 복수형은 ‘나희’가 되어야 하지만, 이 자리에는 보충법에 의한 ‘우리’가 놓인다.
용언의 보충법으로 대표적인 예는 주체높임의 동사인 ‘잡수시다’, ‘주무시다’, ‘계시다’ 등이다. 국어에서는 주체가 높임의 대상이 될 때 용언의 활용형에 주체높임 선어말어미 ‘-시-’를 결합한다. 이러한 규칙적 틀에 따르면 ‘먹다’, ‘자다’의 높임법 활용형은 ‘먹으시다’, ‘자시다’가 되어야 하나, 이 자리에는 보충법에 의한 ‘잡수시다’, ‘주무시다’가 놓인다. 보충법에 의한 ‘계시다’는 ‘있다’의 높임법 활용형 ‘있으시다’와 함께 쓰인다. 인물을 직접 높일 때의 ‘있다’는 ‘존재’의 의미로 보충법에 의한 ‘계시다’가 선택되고, 인물의 부분으로 간접적으로 높이거나 ‘있다’가 ‘소유’의 의미인 경우에는 ‘있으시다’가 선택된다.
이 밖에 ‘달다’와 ‘말다’도 보충법으로 볼 수 있다. ‘달다’는 전통적으로 불완전동사로 처리하는 입장도 있으나, ‘화자에게 건네다’라는 ‘주다’의 한 기능과 관련시켜 ‘주다’의 보충법으로 보기도 한다. ‘말다’도 역시 ‘않다’와 독립적으로 처리하는 입장이 있으나, ‘말다’와 ‘않다’의 상보적 분포를 근거로 ‘말다’를 ‘않다’의 보충법으로 보는 입장이 일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