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숙은 1915년에 태어나 14살 때부터 수를 놓기 시작하여 1934년 도쿄여자미술학교[東京女子美術學校] 1년제 전수과 자수부에 입학하여 이듬해 1935년 3월에 졸업하였다. 귀국 후 1942년 조선미술전람회 공예부에 「놓여있는 도기(放ゃのとうき)」를 출품하여 입선을 하였는데, 이 작품을 통해 대상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회화적 자수를 했음을 알 수 있다. 그녀는 슬하에 1남 1녀를 두었고, 남편은 납북되었다. 1974년 5월 20일 천호동 73평 건물에 개인작업장 겸 한국자수협회를 창설하고 초대 회장을 맡아서 활발한 작품 활동과 함께 제자 양성에 힘을 기울였다. 1997년에 사망하였다.
김태숙은 1959년 제8회 대한민국미술전람회(이하 국전으로 약칭) 특선 작품인 「환희」를 통해 태양을 향하여 솟구치는 학과 과일을 담은 광주리를 머리에 이고 가는 여인의 모습을 추상적으로 표현하였다. 1960년 제9회에 출품한 「가을」은 화면 구성이 신선하고 주제도 분명하였다. 1961년 제10회 특선을 받은 「사계도」는 4폭 병풍으로 춘하추동의 특징적인 풍경을 추상적으로 간략하게 표현하였다. 1962년 제11회에 무감사로 출품한 「벽걸이」는 당시 서양화 화단에서 유행하던 큐비즘적인 면 분할이나 선의 중첩 경향을 확인할 수 있다. 해방 후 국전에서 자수는 일본의 영향을 받아 회화를 모방한 사실적인 작품 위주여서 그 예술성을 인정 받지 못하는 분위기였는데, 김태숙은 추상적인 면 구성으로 혁신한 자수 작품을 국전에 출품하여 현대 자수의 새로운 가능성을 개척하였다.
국전에서 여러 차례 입선을 한 후 1965년부터 1993년까지 꾸준히 자수 개인전을 열었다. 1965년 4월 29일 제1회 개인전은 신문회관에서 「흑룡」, 「환희」 등의 병풍, 가리개, 족자, 벽걸이 33점을 전시하였다. 그리고 1974년 6월 1일 제4회 개인전은 45년간 작업한 작품 4,500점으로 미도파백화점 4층에서 열렸으며 1981년 6월 10일 개인전인 ‘동양자수전’이 롯데화랑에서 개최되기도 하였다.
김태숙은 28년간의 개인전을 통해 인물, 동물, 화조 등 다양한 작품을 선보였다. 일제강점기 물상을 사실적으로 정교하게 수놓아 표현하거나, 해방 후 화가였던 그녀의 사위들이 그려준 반추상적이고 입체파적인 면 구성의 도안으로 수놓기도 하였다. 도안에 맞게 직접 실을 염색하고 실크 바탕 위에 새로운 자수기법을 창안하여 자수의 현대화에 기여하였다.
2000년 1월 30일 생활 속의 예술, 예술 속의 생활이란 부제 속에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근대를 보는 눈, 공예’전이 개최되어 김태숙의 자수 작품이 새롭게 재조명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