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벌은 벌목(Hymenoptera), 벌아목 내에서 말벌상과(Vespoidea)의 한 분류군이다. 우리나라에는 말벌과 유사한 장수말벌, 좀말벌, 털보말벌 등 다양한 종류들이 서식하고 있다. 제주도를 제외한 거의 전역에서 출현한다. 학명은 Vespa crabro flavofasciata 이다.
몸길이는 20∼25㎜이다. 몸색깔은 흑갈색이며 황갈색과 적갈색의 무늬가 있다. 머리 부위는 황갈색이고, 정수리에는 흑갈색의 마름모꼴 무늬가 있다. 말벌 무리에는 말벌, 땅벌, 쌍살벌 등이 속하며 장수말벌은 말벌 무리 중 가장 크고 힘이 세다. 말벌의 암컷은 생식기능을 가진 여왕벌과 가지지 못한 일벌로 구분된다.
여왕벌은 수컷과 교미 후 산란하는 알의 성별을 결정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말벌들은 산지의 집 처마 밑이나 바위 벼랑에 집을 만들고 새끼를 기른다. 나무 목질부를 이용해 집을 짓고 살며 집 모양은 종에 따라 다르지만 내부는 층층구조로 통풍이 잘 되는 특징을 가진다.
말벌은 여왕벌, 수벌, 일벌로 구성되고 새끼를 정성껏 돌보는 것으로 유명하다. 일벌들은 한 세대가 지나면 집을 버리고 죽게 되지만 여왕벌은 혼자 남아 나무껍질 밑에 방을 만들고 겨울을 난다. 이듬해 다시 집을 짓고 알을 낳으며 새로운 개체군을 만든다.
일반적으로 4∼10월에 출현하며 나무의 수액에 모이거나 다른 곤충류를 잡아먹기도 한다. 때론 양봉꿀벌들을 공격하다가 꿀벌들의 협공에 의해 체온 상승으로 죽음을 당하기도 한다. 말벌들은 곤충 등을 공격한 후 주둥이로 씹어 경단을 만들며, 집으로 돌아가 애벌레에게 먹인다. 그러나 어른벌레는 튼튼한 턱을 가지고 있지만 딱딱한 고형물은 먹지 않고 애벌레가 토해낸 투명한 액체와 꽃의 꿀을 먹는다.
말벌은 예전부터 한약재로 활용되어왔다. 일명 ‘노봉방(露蜂房)’이라고 불리는 말벌집은 땅속의 숨은 보물이라 하여 약재로 쓰였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는 노봉방이 해소, 천식에 효능이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또한, 말벌과 더불어 애벌레도 건강에 좋다고 하여 식용되고 있다.
말벌은 잦은 출현과 인간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강력한 독으로 크게 주목 받는 벌 중의 하나이다. 말벌은 7∼8월에 왕성하게 활동하는데, 간혹 사람들은 말벌침에 쏘여 죽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근래에는 외래종인 등검은말벌이 꿀벌을 공격하여 양봉 농가에 큰 피해를 일으키고 있는 실정이다. 도심지역으로의 말벌류 확산과 침입 등이 사회문제로 대두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