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피나무는 피나무과의 큰키나무로 높이가 20m 정도까지 크게 자란다. 우리나라에는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의 산지에 분포한다. 학명은 Tilia mandshurica Rupr. & Maxim. 이다. 경상남도 고성군 개천면 북평리에 있는 찰피나무는 1986년 8월 6일에 경상남도 기념물로 지정되었다.
흔히 피나무라고 부르는 나무는 우리나라만 해도 9종이나 되며 서로 구별이 쉽지 않다. 대개 열매로 구분하는데, 둥글고 표면에 줄이 없는 것이 피나무, 둥글고 열매의 아래 부분에 희미한 줄이 있으면 찰피나무, 타원형이고 끝이 뾰족하며 5개의 줄이 밑에서 열매 끝까지 있으면 염주나무, 둥글고 밑 부분에만 5개의 줄이 있는 것을 보리자나무라고 한다.
줄기는 곧게 올라가서 원형의 수형을 만든다. 짙은 회색의 나무껍질은 매끈하며 오래되면 세로로 길게 갈라진다. 어른 손바닥만큼 큰 잎은 어긋나기를 한다. 잎의 밑부분은 심장형으로 오목하고 가장자리에는 뾰족한 톱니가 있다.
꽃은 양성화로 6∼7월에 잎겨드랑이에서 연한 황백색으로 핀다. 둥근 열매는 포에 붙어 있어서 떨어질 때 프로펠러처럼 날아서 이동한다. 양수지만 음지에서도 잘 견딘다. 습하고 비옥한 토양에서 잘 자란다. 추위와 공해, 병충해에 내성이 있지만 건조에는 약하다.
피나무란 이름은 ‘껍질〔皮〕을 쓰는 나무’라는 뜻에서 유래하였다. 껍질의 섬유는 질기고 길어서 밧줄이나 삿자리, 자루, 각종 농사용 도구에서 어망에 이르기까지 대단히 귀중하게 이용되었다.
찰피나무를 비롯한 피나무 종류 나무들의 공통적인 쓰임새는 열매로 염주를 만든다는 것이다. 열매 속에는 윤기가 반질반질한 단단한 씨가 들어 있는데, 절에서 염주를 만드는 재료로 귀하게 쓰여 왔다. 다만 절에서 염주나무라고 하여 심는 나무는 주로 보리자나무이다.
목재는 연한 황백색으로 가볍고 연하면서도 결이 치밀하고 곧아서 가공하기가 쉽다. 또 빨리 자라고 구하기가 쉬워서 판자로 켜서 궤짝을 만드는 데 널리 쓰였다. 『조선왕조실록』을 보관하던 궤짝 역시 대부분이 피나무로 만들어졌다.
그밖에 불경을 얹어 두는 상〔經床〕, 밥상, 교자상, 두레상으로 쓰였고, 산간지대에서는 굵은 피나무의 속을 파내어 독으로 쓰기도 했다. 또한 비자나무나 은행나무보다는 조금 못하지만 바둑돌을 놓을 때 느껴지는 표면의 탄력성과 연한 갈색의 색조가 좋아 바둑판의 재료로도 널리 사용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