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귀 본향놀이 ( 놀이)

민속·인류
놀이
음력 8월 16일 밤 제주시 한경면 고산리에서 마을의 풍요와 안녕을 위해 본향당신에 제를 올리고 풍물을 치며 노는 성인남녀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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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음력 8월 16일 밤 제주시 한경면 고산리에서 마을의 풍요와 안녕을 위해 본향당신에 제를 올리고 풍물을 치며 노는 성인남녀놀이.
개설

음력 8월 16일 밤에 마을의 본향당신을 받들어 풍요와 안녕을 기원하는 마을공동체의 집단의례이자 공동체놀이다. 차귀는 고산리의 옛 이름이다.

연원 및 변천

언제부터 유래되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다만 차귀마을 본향당은 법성이라는 목동이 바다에서 주워 온 상자 속에 있던 사신(蛇神)을 모시게 된 데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이로 보아 본향놀이는 마을에 본향당이 생긴 이후로 추정할 수 있다. 근래에 수월노을축제에서 공연되고 있어 관광자원이나 축제의 콘텐츠로 활용되고 있다.

놀이방법

횃불을 든 횃불잡이가 선두에서 심방의 인도를 받으며 가고, 뒤에서는 농기(農旗)와 영기(令旗)를 든 기수가 간다. 이어서 용과 거북과 법성이라는 목동이 탈을 쓰고 가는데, 농악대가 줄지어 따라간다.

본향당에 도착하여 제를 지낸 다음, 풍물을 치면서 마을공터로 돌아오면, 용은 꼬리를 드리운 모양의 가면을 쓰고, 거북은 거북모양의 탈을 쓰며, 목동은 농부 차림의 갈중이(아래 갈옷), 갈적삼(윗 갈옷), 정당벌립(댕댕이덩굴로 만든 패랭이 모양의 모자)에 탈을 쓰고 대화를 주고받는다.

주된 내용은 거북이가 용의 부탁을 받고 폭풍우를 일으키려고 하는데, 목동이 그 소리를 듣고 거북에게 애원하여 폭풍우를 몰아치지 못하게 한다. 이에 용은 자기 뜻대로 되지 않자, 크게 노하여 거북에게 화풀이를 하지만, 거북과 목동은 한 패가 되어 용과 시비를 가리다가 승자도 없고 패자도 없는 상태에서 다 함께 어울려 춤을 춘다는 것이다. 이 장면이 끝나면, 동네 사람들의 갈채를 받으며 심방이 나서서 긴 노끈으로 용을 매어 거북과 함께 목동을 대동하고 동네의 부잣집으로 간다.

용과 목동과 거북 뒤에는 농악대의 북과 장고 및 허벅(제주도에서 물을 길어 나를 때 쓰는 항아리) 등의 악기들이 늘어서고 그 뒤에는 마을 사람들이 대열을 지어 따라가면서 걸립(乞粒: 풍물을 치면서 집집마다 축원을 해주고 돈과 곡식을 얻는 일) 노래를 부른다. 부잣집을 방문한 심방은 용과 거북 그리고 목동을 앞세우고 “한집님이 이 주당을 도왜염시메 인정이나 겁서(수호신이 이 집을 돕고 있으니 도와주십시오).” 하면서 덕담을 늘어놓는다. 그러면 집 주인은 안으로 들어가 돈이든 떡이든 술이든 쌀이든 무엇이든 들고 와서 내어준다.

마당에 모여든 농악대들이 춤을 추며 맴돌기를 계속하고, 목동이 그 집에서 내어준 인정을 받아들고 “예, 고맙수다. 얍!(예, 고맙습니다. 예).”이라고 하면, 거북과 용은 뒤따라 감사의 표시를 하며 그 집을 나온다. 이로써 그 집에서는 그해의 재액을 모두 이 용과 거북이 쓸어가버린다고 생각한다. 이런 방식으로 큰 집마다 돌면서 음식을 모으며, 넓은 공터에서 밤새도록 노래와 춤을 추며 논다.

참고문헌

「차귀본향놀이」(진성기, 『한국세시풍속사전(가을편)』, 국립민속박물관, 2006)
「제주도 당신앙 연구」(문무병, 제주대학교 박사학위논문, 1993)
집필자
김덕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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