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저자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표지 안쪽에 제7대 조선 교구장 블랑(G. M. J. Blanc, 白圭三) 주교가 감준한 것으로 되어 있으므로, 당시 천주교회의 공식 인가를 받은 책이라는 것만 알 수 있다.
1권 1책으로 된 이 책의 내용은 서문과 본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서문에서는 우선 책의 이름을 ‘미과수원’이라고 지은 뜻을 밝히고 있다. 즉 사람이 이 세상에 있는 때는 여름이고, 모든 회는 마치 과일나무가 무성한 동산과 같으니, 회원들은 각자 그 본분을 부지런히 지키고 규구(規矩)와 은사로써 배양되어야 아름다운 과일이 풍성하게 열리는 가을을 맞게 되기에 ‘미과수원’이라고 지었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 책의 저술 목적은 천주교회에서 세운 모든 단체의 본뜻과 규구, 그리고 회원의 본분과 은사를 회원들에게 알리는 데 있으며, 회원들이 규구와 본분을 지키는 본래의 뜻은 장차 천당에서 아름다운 결실을 거두기 위한 것이라고 주지시키고 있다. 다음으로 본문에서는 예수 성심회, 건도(虔禱) 종회(宗會), 성모 매괴회, 성모 성의의, 성모 성심회, 성모 칠고회, 선종회, 전교회, 영해회 등 9개 단체들의 설립 목적과 규칙 및 회원이 지켜야 할 본분과 그로써 얻게 될 은사를 차례로 소개하고 있다.
한국교회사연구소에 소장되어 있는 한글 필사본 『미과수원』은 한 면에 9행, 한 행에 17자씩 모두 29장(張)으로 되어 있으며, 크기는 16×21.8㎝이다. 필체로 볼 때 당시 강원도와 경상도 등지에서 활동하던 로베르(A. P. Robert, 金保祿) 신부가 필사한 책이 거의 분명하다. 『미과수원』은 1896년 프랑스 파리에서 간행된 모리스 쿠랑(Maurice Courant)의 『조선서지(朝鮮書誌, Bibliographie Coréenne)』에도 28장의 한글 필사본이 소개되어 있다. 그러나 이 책의 간행 여부는 알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