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자양각시문병은 높이 28㎝이며, 바깥쪽으로 도통하게 살짝 말린 아가리와 일정한 굵기를 유지하며 길게 표현된 목, 하부로 쳐진 안정감 있고 탄력 있는 타원형의 몸체로 이루어져 있다. 무게중심이 아래로 처진 전형적인 19세기 주병의 기형을 지니고 있다. 굽은 얕고 형태의 마무리가 깔끔하다.
양질의 태토에 시유한 유약은 청백색을 띠며 광택이 좋다. 몸체에는 양각으로 정교하게 시문이 조각되었다. 조선 후기 양각, 투각 등 기교자기의 유행에 따라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 양각된 시구는 중국 당대(唐代) 이백(李白)의 『장진주(將進酒)』의 일부로 음주의 즐거움과 중국 영웅들의 호방함을 주 내용으로 다음과 같다.
“인생에 뜻을 얻으면 모름지기 즐기기를 다할지니/ 달을 기다려 금 술동이를 비우지 마라./ 노닐지 않으면 무엇을 하리오./ 항우가 ‘장사로다’라고 한 홍문의 번쾌는/ 말 술도 마셨는데/ 이 술 한 잔을 마시지 못하겠는가[人生得意須盡歡 莫俟金樽空待月 非遊何爲 羽曰壯士鴻門樊噲 斗瓻酒能飮 此酒一盞不飮]”
백자양각시문병은 시문을 양각한 백자로 유사한 사례가 매우 드물어 사료 가치가 충분하다. 2002년 8월 16일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