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탑 ()

고전산문
작품
청나라의 탄사(彈詞) 『진주탑(珍珠塔)』의 번역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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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청나라의 탄사(彈詞) 『진주탑(珍珠塔)』의 번역본.
구성 및 형식

한글필사본. 필사자 미상. 10권 10책으로 된 장서각 소장본 외에 규장각에도 13권 5책으로 된 동일한 번역본이 전해지고 있다. 청나라 때의 희곡 강창예술의 하나인 탄사(彈詞) 『진주탑(珍珠塔)』(56회)을 번역한 책이다. 장서각에 낙질의 56회본 『수상진주탑(繡像珍珠塔)』이 2종 있는데, 한글필사본은 이 중국본을 저본으로 번역한 듯하다. 규장각본은 먹칠로 지우고 수정한 부분이 있는 반면, 장서각본은 규장각본에서 수정한 부분을 반영하여 깨끗하게 정서되어 있다. 규장각본이 선행본이며 장서각본은 규장각본을 다시 옮겨 적은 듯하다.

전체 56회이며, 회목은 2자의 어구로 되어 있고, 바로 하단에 작은 글씨로 풀어 놓았다. 마지막에 “방부인은 고진감래하고 방경은 사중득활하여 여러 해를 낙쳑하엿다가 금일 영귀하니 이난 실노 시셔랄 닑은 힘이라 일부 진쥬탑 글이 바야흐로 단원하여 비환니합이 또한 무한한 졍이 이시니 가히 드럼작지 아니타 못하리로다.”라고 적혀 있다. 1884년(고종 21)경 이종태(李鍾泰) 등 문사들에 의해 중국소설이 번역될 때 함께 번역된 것으로 추정되며, 출현하는 어휘 역시 19세기 말의 언어 특징을 보인다.

내용

『진주탑』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주인공 방경(方卿)은 명문가의 자제로 태어났으나 몰락하여 모친 양씨(揚氏)와 가난하게 살았다. 생원이 되었으나 공세(貢稅) 50냥을 체납한 죄로 취소될 위기에 처하자, 양양(襄陽)에 사는 고모에게 돈을 빌리러 떠난다. 고모는 방경의 남루한 행색을 보고 차갑게 대한다. 숙부 진련의 외동딸 취아(翠娥)가 이 일을 알고 방경을 도와주려 하지만 거절당한다. 취아는 진주탑과 은전을 요깃거리와 함께 찬합에 담아 방경에게 주며 배웅하고, 나중에 방경은 찬합에서 진주탑을 발견한다.

한편, 진련은 방경을 쫓아가 돌아갈 것을 설득하지만 듣지 않자, 취아와의 약혼을 청하고 방경은 마지못해 수락한다. 추위와 굶주림으로 길에 쓰러진 방경을 고평(高平) 역승(驛丞) 요국동(姚國棟)이 구한다. 요국동은 방경의 출신 및 상황을 알고는 그를 도와준다. 방경은 필운현(畢雲顯)의 집에서 과거 공부를 하게 되고, 필운현 모친은 방경을 딸 새금(賽金)과 혼인시키려 한다. 방경은 이미 정혼자가 있었지만 어쩔 수 없이 혼사를 받아들인다.

한편, 방경을 기다리다 지친 모친 양씨는 아들을 찾아 나서고, 한부인의 도움을 받아 양양에 당도한다. 양씨는 노복 진선(陳宣)의 집에 머무르다 적복암(積福庵) 암자로 들어가 보살이 된다. 취아는 방경을 그리워하다 상사병이 들고, 부친은 방경이 시험에 합격한 것처럼 속여 병을 낫게 한다. 취아는 기도를 드리러 적복암에 갔다가 그곳에서 숙모 양씨를 만난다.

방경은 방정(方定)으로 이름을 바꾸고 장원급제하여 칠성대천어사(七省代天御史)에 제수되고, 어머니를 찾아 양양에 간다. 방경이 도동(道童) 행세를 하며 주위 사람들을 시험하자 모친은 크게 상심하고 숙모는 욕을 하며 내쫓았지만, 진련은 혼인을 파기할 수 없다고 한다. 자결하려던 취아를 시녀 채병(采屛)이 구한다. 암자에서 어머니를 만난 방경은 그간의 사정을 이야기하고, 숙모와도 화해한다. 마침내 방경은 취아, 새금과 혼인하고, 채병을 첩으로 맞아들인다.

의의와 평가

청나라에서 탄사 『진주탑』은 30여 종의 판본에 다양한 지방극과 후속편이 나올 만큼 큰 인기를 누렸던 작품이다. 우리나라에는 공연물이 아닌 독서 용도로 유입되어 번역되었다. 탄사 고유의 어구나 형식들이 모두 소설체로 바뀌어 번역된 것이 특징이다. 특히 노래 부분이 생략되고, 인물이 등장할 때 1인칭 시점으로 자신을 소개하던 방식이 일관되게 3인칭 시점으로 서술되는 등 희곡적 요소들이 배제되었다.

조선시대에 번역된 탄사는 많지 않다. 『진주탑』 외에 낙선재본 『재생연』(52권 52책)과 『옥천연』(권4, 1책)이 있다. 많은 탄사 작품들이 남녀 간의 애정이야기를 주제로 하고 있는 데 반해 『진주탑』은 권력과 돈을 중시하는 사회를 비판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인물들의 성격 묘사가 뚜렷하고 해학적이며 당시의 사회상을 잘 반영한 것이 특징이다.

참고문헌

『진주탑』(규장각 한국학연구원·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진주탑』(박재연, 학고방, 1995)
「《진주탑》의 서지·서사와 번역양상─한국학중앙연구원 소장 56회본을 중심으로」(유승현·민관동, 『중국소설논총』 42,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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