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매기 ()

고전산문
작품
명나라의 소설 「고항홍매기(古杭紅梅記)」의 번역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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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명나라의 소설 「고항홍매기(古杭紅梅記)」의 번역본.
구성 및 형식

한글필사본. 낙선재본 『태평광기』 권4에 실려 있다. 명대에 지어진 작자 미상의 「고항홍매기」를 번역한 책이다. 작품은 만력 연간 이전에 완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국색천향(國色天香)』 『소곡춘용(繡谷春容)』 『연거필기(燕居筆記)』 등에 수록되어 있다.

한글필사본 『홍매기』는 『국색천향』에 수록된 「고항홍매기」를 저본으로 번역한 듯하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홍매기』는 개별적으로 번역·전사·유통되다가 낙선재본 『태평광기』에 편입된 것으로 보인다. 낙선재본 『태평광기』에는 『홍매기』 외에 원전 『태평광기(太平廣記)』에 없는 후대 작품들이 여러 편 실려 있다.

내용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당나라 때 당안군자사(唐安郡刺史) 왕서(王瑞)의 고을에는 홍매각(紅梅閣) 앞에 홍매 한 그루가 있었다. 어느 날, 왕서의 둘째 아들 악(鶚)이 잠자리에 들려는 찰나, 밖에서 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녀는 자신을 선계(仙界)에서 귀향 온 선자(仙子)라 하였지만 왕악은 요괴인가 의심하며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여인은 그 다음날에도 찾아와 이 만남이 필연적임을 밝혔고, 그녀와 시를 주고받는 사이에 왕악의 마음도 차츰 움직였다. 마침내 두 사람은 만나게 되었는데 여인은 자신이 홍매 선녀 장소도(張笑桃)라고 밝혔다. 왕악은 장소도를 따라 선경(仙境)에 들어가 선녀들과 시회(詩會)를 열며 놀았다. 그러나 왕악이 지은 시구가 장소도와 선녀들의 노여움을 샀다. 그리고 왕악은 놀라 깨어났다.

왕악이 깨어난 뒤 홍매 가지를 꺾었기 때문에 소도가 돌아갈 길이 없다고 하자 둘은 혼인하여 부부가 되었다. 이윽고 조정에서 과거시험이 열리자, 왕악은 소도가 미리 알려준 시제 덕분에 과거에 급제하였다. 이후 미주 첨판(眉州僉判)에 제수되어 고을을 다스리던 어느 날, 왕악은 가솔들을 데리고 삼봉산(三峰山) 아래로 구경 나갔다. 이때, 홀연 모래바람이 날리고 천둥번개가 치고 비가 세차게 내리더니 큰 뱀이 나타나 소도를 납치해 갔다. 그 뱀은 바로 소도가 과거에 죄를 지어 삼봉산 아래로 떨어졌을 때 그녀를 핍박하던 파사(巴蛇)였다. 녹피(鹿皮) 선생이 찾아와 파사를 불태워 죽이고 소도를 구출하였다. 고을로 돌아와 함께 살던 소도는 이곳에서의 인연이 다했다며 선경으로 돌아갔고, 왕악은 진소저와 혼인하였다. 이후 왕악은 당안군 자사로 부임하여 자녀들과 홍매각에 돌아오고 ‘홍매선자(紅梅仙子)’라 쓴 족자를 만들어 제사를 지내고 행복하게 살았다.

의의와 평가

『홍매기』는 남자주인공 왕악과 홍매 선녀 장소도의 사랑 이야기를 주제로 한 명대 문언소설이다. 줄거리가 기이하고 천상세계와 인간세상을 자유자재로 넘나들고 있어 『수신기(搜神記)』 『산해경(山海經)』 등 역대 지괴고사(志怪故事)의 영향을 받은 작품이라 할 수 있다.

한글본 『홍매기』는 원전 「고항홍매기」에 나타난 문언적 미감이 사라지고 서사성을 중심으로 한 통속적 흥미성이 부가된 점이 특징이다. 번역 양상은 수식적인 부분은 생략하여 간결하고 명료한 문장으로 표현된 것들이 많다. 26편에 달하는 시(詩)·사(詞)·곡(曲)이 한글본에서는 절반 정도만 번역되었다. 또한 인물의 성격도 한글본에서는 다소 변화된 모습을 띤다. 원전에서는 여주인공 장소도가 왕악을 사모하게 된 계기가 장황하게 제시되어 전후 사정에 의해 사랑을 키워 표현하는 것으로 묘사되고 있다. 그런데 한글본은 이러한 것들을 누락시켜 전후 맥락 없이 저돌적이고 적극적이며 무모한 모습으로 비춰지고 있다. 출현하는 고어와 고문체로 보아 18세기에 전사된 것으로 추정된다.

참고문헌

『홍매기』(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홍매기』(박재연, 선문대학교 중한번역문헌연구소, 1999)
「〈고항홍매기(古杭紅梅記)〉의 수용 양상과 미적 거리」(최윤희, 『중국소설논총』 32,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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