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상출현담 ()

구비문학
작품
불상이 출현하여 신이한 권능을 구현하고 신성을 현시하는 것에 관한 설화.
목차
정의
불상이 출현하여 신이한 권능을 구현하고 신성을 현시하는 것에 관한 설화.
내용

불상은 불교에서 거룩한 존재이고 거룩한 존재가 세상에 나타나는 방식을 말하는 것이 불상출현담이다. 불상은 불교적 권능의 집적체이다. 불상이 나타나게 되면 그에 동조하여 불사를 조성하거나 그 영험한 장소의 경이로운 면모를 절대적으로 신성화하는 작업을 이어가게 된다. 불상의 출현 자체가 신성 현시(hierophanies)의 결정적인 증거이다.

불상의 출현담은 몇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먼저 존재가 실제로 출현하여 자신의 모습을 현시하고 세속의 사람들에게 추인하도록 하는 유형이다. 〈낙산이대성 관음 정취 조신(洛山二大聖觀音正趣調信)〉, 〈남백월이성 노힐부득 달달박박(南白月二聖努肹夫得怛怛朴朴)〉, 〈무왕(武王)〉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신성하고 거룩한 존재이지만 반드시 거룩한 모습을 하고 등장하는 것은 아니다. 평범한 인물이거나 돌멩이로 만든 부처, 허름한 관음보살, 못 속에서 나타난 삼존미륵의 모습을 하기도 한다. 이 가운데 불상에 해당하는 것은 평범한 인물로 차별화되는 것이지만, 이 인물의 출현이야말로 불상의 전화로 이해되는 존재일 수가 있다. 정취보살이 아이에게 돌부처로 보인 것이라든지 조신이 파낸 불상과 같은 것은 이러한 점에서 불상 출현이라고 말할 수 있다. 무왕이 만난 사례도 그러하다.

이와 달리 불상이 직접 나타나서 불사를 이어가게 하고, 그 자체로 영산에서 신이한 면모를 보이는 것도 신성 현시의 한 가지 방식이다. 구체적인 예로 〈황룡사 장륙(皇龍寺丈六)〉, 〈사불산 굴불산 만불산(四佛山 掘佛山 萬佛山)〉 등이 있다. 불상 자체를 조성하기 위해서 직접 원자재가 온 경우도 있고, 조성한 불상이 산에 올라가서 신이한 행적을 구현한 예도 있으므로 단순화하여 말하기는 어렵다. 절을 조성하고 사면불이나 가산에 조성한 만불 등이 안치되는 모습은 매우 이례적인 면모이다.

의의와 평가

불상출현담은 신성 현시를 인지하고 이를 구체적으로 실천하면서 신으로 좌정하도록 하고, 아울러서 신성한 존재로 숭앙하는 대목이 기본 골격을 이룬다. 기존에 신성시하던 연못, 산봉우리, 신성한 영지를 불상 출현 장소로 삼음으로써 재래의 신성한 장소와 신성시하던 존재의 교체가 이루어지게 하는 방식을 취한다. 이러한 이야기는 신화에서 신성한 존재를 인지하고 신과 단골의 관계를 설정하고 새로운 좌정처를 제공하여 신앙심을 이어가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즉 당신본풀이나 무속신화에서 신성한 존재를 인지하고 신성 현시를 믿으면서 이를 구체적으로 구현하는 점과 비슷하다. 신성 현시를 통해서 신앙의 숭고함과 거룩한 존재를 믿어 나간다는 점에서 같은 이야기이다.

참고문헌

『삼국유사』
『제주도 조상신본풀이 연구』(김헌선, 제주대학교 탐라문화연구소, 2006)
「불상출현담의 서사문학적 위치와 의미: 『삼국유사』 〈황룡사 장륙〉, 〈사불산 굴불산 만불산〉, 〈무왕〉조 설화를 대상으로」(윤혜신, 『구비문학연구』 20, 한국구비문학회, 2005)
집필자
김헌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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