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명 조식 설화 ( )

구비문학
작품
조선 전기의 학자 남명 조식(南冥曺植)에 관한 인물 설화.
목차
정의
조선 전기의 학자 남명 조식(南冥曺植)에 관한 인물 설화.
내용

조식(1501∼1572)은 조선 전기의 성리학자이면서 대표적인 구전 설화 또는 인물 전설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조식에 관한 설화는 여러 유형으로 전승된다. 대표적인 것이 자신보다 지체가 낮은 인물[사실은 솟을랑재 신격]의 행적을 통해 자신의 길을 자각하는 〈상사구렁이〉 유형의 인물 설화이다. 남명선생이 이사를 가면서 경사가 아주 급한 ‘솟을랑재’ 고개를 넘어야 했다. 무거운 솥을 지고 갈 수 없어서 솥을 끌고 갔다. 지나가던 소금장수가 그 모습을 보고는 회초리를 가지고 와서 무거운 지게를 때리면서 너는 나와 무슨 원수를 져서 내 등에 업혀 있느냐 하고 나무랐다. 이 모습을 본 남명선생이 자신의 행위를 크게 부끄러워하면서 잔꾀로 솥을 끌고 가는 자신을 반성하였다고 하는 내용이다. 이 이야기에서는 솟을랑재를 관장하는 신격이 소금장수로 변신하여 남명을 깨우치는 것이 핵심이다. 이 세상 어디서나 특별한 인물을 일깨우게 하는 신불이 있어서 도움을 준다는 이야기이다.

남명 조식 설화의 본령은 〈상사뱀〉 유형의 설화이다. 이 설화는 이야기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요점은 다음과 같다. 남명선생이 서울 유람을 갔다가 하루는 여관에 들어가게 되었다. 그 여관 집의 처녀와 하룻밤 동침을 하였다. 여인에게 보름 뒤에 오겠노라고 약조하였으나, 남명은 그 집으로 가지 않고 자기 집으로 갔다. 여성은 남명이 오지 않자 기다리다 구렁이가 되었다. 구렁이가 된 여성이 남명을 찾아가서 동침을 하고 함께 지내게 되었다. 남명이 집을 비운 사이에 학동 하나가 그 구렁이를 죽였다. 그 결과 학동의 집은 폭삭 망하게 되었다. 다른 이야기에서는 남명 조식이 찬장에 구렁이를 두고 함께 동침하면서 지내는데 정인홍이라는 제자가 눈을 부릅떠서 죽게 하였다. 정인홍은 구렁이의 복수로 역모에 걸려 죽게 되었으며, 남명은 그 사실을 알고서도 그를 자신의 고제로 받아들였다.

남명 조식의 학덕과 무관하게 구전되는 이들 설화에서는 남자로서 남명의 욕망을 강조하고 있다. 처녀와 함께 자기도 하여 욕망을 부정하지 않는다. 다만 그의 제자들이 구렁이 처녀를 죽이면서 이들을 통해 욕망 부정의 대가를 치르게 하는 점이 각별한 면모이다. 상사뱀에 관련된 설화는 전국적으로 다양하고 또 특정 인물과 관련된다는 점에서 인물 전설의 면모를 지닌다. 남명 설화는 상사뱀이 여성으로 등장하였으며, 여성이 욕정을 이기지 못해서 남성을 찾아오게 된다. 남성은 여성 상사뱀을 받아들여 주고, 동시에 그 상사뱀과 잔정을 유지하는 파격을 보이고 있다. 그렇지만 눈이 밝은 제자들에 의해서 상사뱀이 퇴치되며, 그러한 미래까지도 이미 예감하고 있었음을 보이는 점도 중요한 부분이다.

의의와 평가

남명 조식과 관련된 설화는 탁월한 학문이 신불의 도움에 의한 자각이라고 하는 점, 상사뱀 유형처럼 인간의 욕망을 긍정하는 점도 각별하다. 남명이 실천의 학문을 강조하고, 자각의 학문을 내세운 것 역시 이러한 면모와 무관하지 않으며, 실제 살아가는 사람 중심의 학문을 강조하는 성향이 이러한 이야기들에서 강조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문신으로서의 남명 조식이 지니는 의의를 규명하는 데 있어서도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다.

참고문헌

『문학치료사전』(정운채 외, 도서출판 문학과 치료, 2009)
『한국구비문학대계』 7-15, 8-3, 8-4, 8-10, 8-11(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77∼1985)
「상사뱀」(강진옥, 『한국민속문학사전: 설화 1』, 국립민속박물관, 2012)
집필자
김헌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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