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설화 ()

구비문학
작품
특정한 인물의 과거 급제 또는 낙방과 관련된 설화.
목차
정의
특정한 인물의 과거 급제 또는 낙방과 관련된 설화.
내용

과거설화는 특정 인물의 출세담과 깊은 관련이 있으므로 과거에 급제하는 것이 기본적인 설정이지만 과거를 보아서 입신양명하는 이야기가 본질은 아니다. 과거 제도를 둘러싸고 다각도의 유형적 복합과 변이를 보이는 설화가 다수 존재한다. 이 설화들은 과거 급제를 다른 인물의 도움을 받아서 하거나 과거 문제나 답안을 가로채서 엉뚱한 사람이 급제를 하는 경우로 갈라볼 수 있다. 과거에 급제하지 못할 인물인데 특정 인물이 나타나서 급제시킨다는 내용으로, 신령이나 꿈의 길조를 통해서 실현된다. 이는 신이한 도움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과거를 신이한 대상으로 만들고 상황의 논리를 그렇게 구성하는 점이 각별하게 부각된다. 이와 달리 과거시험 문제를 시험 주관자가 유출하는 경우도 있다. 숙종대왕이 미복을 하고 다니면서 불운한 사람에게 과거 문제를 알려주어서 급제하게 하는 행운담과 같은 것이다. 그에 반해 문제 자체를 잊어버리는 인물도 있다. 또한 엉뚱한 사기꾼이 속임수를 써서 특정한 과거 시험을 통과하고 급제하는 이야기도 존재한다.

미천한 인물이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과거를 볼 수 없었다가 꾀를 내서 과거를 보게 되고, 그 때문에 양반으로 신분이 상승하는 이야기도 있어서 이 유형의 설화가 다양한 의미 지향을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조선후기의 사회상과 신분제 사회의 문제 역시 이야기에 얽혀 있음이 쉽사리 드러난다.

또한 과거에 낙방한 인물에게 특정한 말을 하거나 과거의 사실을 반추하여 마음을 돌리게 하는 신이한 인물의 이야기도 존재한다. 과거에 낙방한 인물이 슬피 울면서 괴로워하자 어떤 인물의 사례를 들면서 마음을 다잡고 인생 행로를 다르게 설정하게 하는 것이다. 이러한 존재들은 곧 신이하고 초월적인 인물이지만 허름한 노파로 등장하거나 장사를 하는 인물로 등장하는 경우도 있다.

의의와 평가

과거제도가 시행된 이래로 이른바 지식인 집단이 성립하고 과거가 이들의 전유물이 된 것이 이 설화의 근본 배경이다. 하지만 과거 제도에 많은 문제가 생기고 진정한 지식인에 대한 존경심이 사라지면서 특정 집단에서 전유할 수 없는 것임을 자각하거나 그 진정성을 의심하게 하는 일들이 벌어지게 된 것이다. 신이한 존재가 나타나 과거에 급제하도록 돕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과거에서 마음을 돌려 다른 인생 행로를 개척하라고 하는 이야기가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사회가 복잡해지고 다수의 변인들이 생기면서 자신의 실력만으로 과거에 급제할 수 있는 것도 아니게 되었다. 이렇듯 과거 제도의 문제점이 부각되면서 과거설화로 유형화된 것이다.

참고문헌

『한국구비문학대계』(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80∼1988)
집필자
김헌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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