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생연분 설화는 운명 설화의 하위 유형으로, 혼인하는 데 정해진 배필이 따로 있다는 줄거리의 이야기이이다. 「천생배필」, 「연지와 곤지의 유래담」이라고도 한다.
이야기의 기본 설정은 늦도록 장가를 가지 못한 노총각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이 주인공이 자신의 색싯감을 찾아다니다가 한 곳에서 인연을 맺어주는 초월적 인물을 만나게 된다. 보통 노파와 노인이 이 역할을 하며, 대사가 등장하는 경우도 가끔 있고 초월적인 인물 없이 이야기가 진행되기도 한다. 삼신할미인 노파는 청실과 홍실을 엮어서 보여 주고, 노인은 인연을 맺어 주는 문창성군(文昌星君)의 화신으로 나온다.
초월적 존재가 지적하는 신부 또는 색싯감은 어린 여자아이이다. 빨래하는 아낙네가 업은 딸, 파를 다듬고 있는 파장사의 품에 안긴 딸, 콩밭에 누워 있는 아기 등이 대상이 된다. 노총각은 자신보다 너무 어린 아이여서 여러 가지 방법으로 아이에게 손상을 입히거나 죽이려고 한다. 돌로 이마를 내려치거나, 칼로 찔러서 여자아이에게 상처를 입힌다. 흉터가 이마나 볼에 나기도 하고, 궁둥이에 생기기도 한다.
나중에 배필을 얻는 과정에서 이 여성들을 다시 만나 흉터를 확인한다. 흉터가 생기게 된 연유를 알면서 결국 운명에 정해진 배필은 거부할 수 없으며 운명은 되돌릴 수 없다고 하는 운명 순응적 결말을 보여 준다. 정해진 배필을 거부할 수 없으며 인간의 힘이나 노력으로 어쩔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곤 한다.
운명을 점지하는 인물은 삼신할미인 노파, 문창성군의 화현인 노인인데 이들이 설정되지 않으면, 우연이 남발되고 이야기들이 서로 뒤섞이면서 변이형을 낳는다. 「천생연분」 이야기가 그러한 예이다. 옷감을 잘 짜는 규수가 자신의 일솜씨만큼 완벽한 남성을 배필로 삼고자 문제를 낸다. 여러 남성이 도전하지만, 주1로 집을 잘 짓고 하루에도 몇십 채의 집을 짓던 한 남성은 어떤 집의 문설주를 거꾸로 달아서 실패한다. 다른 한 남성은 개미의 코를 수십 마리 꿰는 과제를 수행하지만, 한 마리의 목을 꿰서 결국 실패하게 된다. 이에 규수는 자신의 배필을 찾기 위해서 여행을 떠나서 한 곳에 이르러 나무에 올랐다가 떨어지게 되는데 바구니로 이 여성을 받아서 목숨을 구해준 남성과 혼인을 한다.
이 이야기는 「혼인 문제를 내는 색시」 또는 「혼인하고 싶지 않은 여성」의 문제 출제자 이야기의 변형이라고 판단된다. 그렇지만 규수는 자신을 구해준 남성과 혼인한다고 하는 것이 결말이다.
천생연분 설화는 운명담의 하위 유형에 해당하고, 「천생연분담」으로 특화된 이야기이다. 중국의 운명 설화와 깊은 관련을 가지고 있으며, 여성과 남성이 근본적으로 얽혀 있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변이 유형이 많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