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홍 설화 ( )

구비문학
작품
16∼17세기 조선의 문신이자 의병장 정인홍(鄭仁弘)에 관한 인물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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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요약

정인홍 설화는 16∼17세기 조선의 문신이자 의병장 정인홍에 관한 인물설화이다. 정인홍은 실존 인물로 인물 설화에서는 주위 사람의 배신 때문에 피살된 패배한 영웅으로 그려진다. 주요 내용은 정인홍이 신이한 능력으로 짐승을 죽이거나 짐승의 목적을 방해하면, 그 짐승이 원귀가 되거나 환생하거나 둔갑하여 다시 정인홍에게 복수한다는 것이다. 영웅으로서 정인홍은 뱀·구렁이·용 등과 대결하여 승리하지만, 뱀·구렁이·용이 악인으로 둔갑하여 보복을 한다. 이는 인간과 자연의 대결이 쉽사리 청산될 수 없는 관계임을 보여준다.

목차
정의
16∼17세기 조선의 문신이자 의병장 정인홍(鄭仁弘)에 관한 인물설화.
내용

정인홍(1535∼1623)은 조선의 문신이자 의병장으로 손꼽히던 실존 인물이다. 정인홍에 대한 인물설화에서 정인홍은 주위 사람의 배신 때문에 피살된 패배한 영웅으로 그려진다. 정인홍의 정치적 색채나 역사적 사건에 일정하게 근거를 두고 있지만 민중의 관점에서는 주위 인물의 배신이나 밀고 때문에 죽은 점이 부각되어 영웅의 비극적 죽음을 강조하는 쪽으로 이야기가 형성된 것이다.

정인홍 설화의 요점은 다음과 같다. 정인홍의 눈은 ‘중동(겹눈, 사나운 눈)’이라 어떠한 짐승이든 쳐다보면 죽었다. 하루는 정인홍의 꿈에 연못을 지키는 구렁이가 나타나서 자신이 내일 하늘로 승천할 테니 오시까지만 연못을 바라보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 다음날 정인홍이 오시 전에 문을 열고 내다보는 바람에 하늘에 오르던 구렁이가 땅에 떨어져 죽었다. 이듬해 정인홍의 이모가 아들을 낳았는데 정인홍이 가서 자세히 보니 뱀이었다. 정인홍이 쳐다보자 그 아들이 죽어 버렸다. 백의정승인 영의정에 오른 정인홍이 부정한 행동을 한 왕비를 죽이느냐 살리느냐 하는 문제에 대해 왕비를 죽이지 말라는 편지를 보냈다. 편지를 가지고 가던 심부름꾼을 정인홍의 당질이 붙잡아서 왕비를 죽이라는 내용으로 편지를 고쳐 보내서, 정인홍은 역적으로 몰려 죽었다. 정인홍 때문에 죽은 뱀의 혼이 그의 당질로 태어나서 복수를 한 셈이다.

정인홍 설화의 변이형으로는 정인홍과 남명 조식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정인홍이 남명 조식의 제자가 되었는데 남명이 소중하게 여기던 찬장 안을 열어 보니 구렁이 한 마리가 있었다. 정인홍이 눈을 부릅뜨니 구렁이가 죽었다. 정인홍이 죽인 구렁이는 사실은 남명 조식을 지켜 주던 영물이었다. 그 때문에 조식과 정인홍 사이에 틈이 벌어지고, 죽은 구렁이가 원귀가 되어 정인홍을 죽이는 일을 도모하였다는 내용이다.

정인홍 설화의 요점은 정인홍이 신이한 능력을 지니고 있었으며, 짐승을 죽일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죽은 짐승의 방해를 받아서 불행하고 비극적 최후를 맞이하고 자신의 과업을 완수하지 못하였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대립의 요소는 인간과 뱀 또는 구렁이의 대결에서 인간이 이기지만 나중에 구렁이나 뱀이 원귀가 되어 그 인간에게 다시 보복을 한다는 것이다. 보복을 하는 짐승은 원귀가 되고 둔갑담과 환생담을 겸하여 다시 태어나서 자신을 죽인 인물에게 보복하는 존재로 되어 있다. 신이한 능력이 짐승을 해치고 죽이거나 짐승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 훼방을 하는 존재로 설정된 것이 특별하다.

의의와 평가

정인홍 설화는 인간과 자연의 대결에서 인간이 우위를 점하려던 시대의 산물로 볼 수 있다. 영웅이 무훈을 완성하기 위해서 해야 할 과제 가운데 하나가 바로 용과의 전쟁, 악룡의 퇴치 등이었고 정인홍은 뱀·구렁이·용 등과 대결한 것이다. 하지만 용이나 구렁이 또는 뱀이 악인으로 둔갑하여 보복을 함에 따라 이 관계가 쉽사리 청산될 수 없음을 보여 준다.

참고문헌

『연려실기술(練藜室記述)』(이긍익)
『“한국구비문학대계” 소재 설화 해제』(이인경, 민속원, 2008)
『한국구비문학대계』 8-10(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80)
「설화에 나타난 내암 정인홍의 인물형상화 방식과 설화 담당층의 인식」(권도경, 『남명학연구원총서』 4, 남명학연구원,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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