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자 미상의 『고시헌서가사집(古時憲書歌辭集)』에 수록되어 전한다. 4음보 1행을 기준으로 모두 74행의 기행가사이다. 총 130행의 장편 기행가사인 서문택(徐文澤, 1657∼1706)의 「사군별곡(四郡別曲)」과 동명의 기행가사로, 영월(寧越)·영춘(永春)·단양(丹陽)·청풍(淸風) 등 사군(四郡)의 수려한 경치를 찬미하며 읊었다. 음수율에서는 3·4조와 4·4조가 주조를 이루나 2·3조, 2·4조, 3·3조 등도 나타난다. 57세의 나이로 큰 형 강(漮)의 말을 듣고 장릉 참봉(莊陵參奉) 재임 시, 그 일대를 돌아보고 지은 작품이다.
구성은 서사, 본사, 결사로 나뉘는데, 서사(1∼9행)에서는 파강(巴江)의 소악루 일어옹(一漁翁)이 장릉 참봉으로 부임하게 된 경위를 밝힌다. 본사의 전반부(10∼24행)에서는 남한성(南漢城)-삼신사(三臣祠)-개원사(開元寺)-이천(利川)-충주(忠州)-오갑(吳甲)-가흥창(可興倉)-제천(堤川)-목계(木溪)-양연역(羊淵驛)-각근관(角斤關)-영월(寧越)-청령포(淸冷浦)-장릉의 승경을, 후반부(25∼59행)에서는 영춘(永春)-도담(島潭)-은주암(隱舟岩)-만월담(滿月潭)-구담(龜潭)-사인암(舍人岩)-하선암(下仙岩)-중선암(中仙岩)-상선암(上仙岩)-고사(古寺)-장회(長淮)-단구협(丹丘峽)-가은성(可隱城)에 이르기까지의 노정과 곳곳의 아름다운 경치를 사실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결사(119∼148구)에서는 퇴계 선생(退溪先生)이 지은 「유산록(遊山錄)」을 소매 속에 넣고 아름다운 곳마다 완상(玩賞)하였던 심경을 술회하고 청풍(淸風) 한풍루(寒風樓)를 거쳐서 장릉에 돌아와서 다시 보고 싶은 애틋한 심정을 토로하는 내용이다. 이 작품은 제작 경위와 관광 노정이 분명하게 밝혀져 있을 뿐만 아니라 명소의 유래와 승경(勝景)에 대한 감상이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있으며, 압축된 표현으로 긴장감을 보여 주는 중편 기행가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