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정가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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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가 서로 그리워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담은 가사. 애정가사.
이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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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정가사
• 본 항목의 내용은 해당 분야 전문가의 추천을 통해 선정된 집필자의 학술적 견해로 한국학중앙연구원의 공식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내용 요약

연정가사는 남녀가 서로 그리워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담은 가사이다. 애정가사라고도 한다. 조선조 가사 중에서 이성을 간절히 그리워하거나 사모하는 내용으로 2율각이 1구를 이루는 작품군을 가리킨다. 연정가사는 ‘애정의 표현 방식’과 ‘작품의 내용’ 면에서 연모계 연정 토로형, 공규계 연정 토로형, 이별계 연정 갈구형, 상사계 연정 갈구 등으로 나뉜다. 표현 면에서는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진술하는 방식에 따라 일생담 기술형과 사건 집약형으로 나타난다. 결말 부분은 애정을 획득하는 것, 애정을 포기하는 것, 애정이 회복되기를 희원하는 것 등으로 나타난다.

목차
정의
남녀가 서로 그리워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담은 가사. 애정가사.
개설

조선조 가사 중에서 이성을 간절히 그리워하거나 사모하는 내용으로 2율각(律刻, dimeter)이 1구를 이루는 일련의 작품군을 가리킨다. 최근까지도 애정가사라고도 일컬어졌으나 ‘애정가사’는 대상에 관계없이 사랑하는 마음을 지니고 있는 광범한 의미로, ‘연정가사’는 이성 사이에 서로 사랑하여 그리워하며 사모하는 마음으로 한정하여 지칭하고 있으므로 연정가사라고 부르는 것이 합당하다.

내용

연정가사는 조선 전기부터 형성되었으며, 조선 후기에 이르러 왕성하게 창작되었다. 전기 가사에 속하는 양사언(楊士彦, 1517∼1584)「미인별곡(美人別曲)」은 여성을 찬미하는 방식에서, 무옥(巫玉)의 「원부사(怨婦辭)」는 여성 의식을 표방하는 면에서, 그리고 정철(鄭澈, 1536∼1593)「사미인곡(思美人曲)」「속미인곡(續美人曲)」은 노래의 서술 방식에서 후기 연정가사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특히 정철의 양미인곡은 ‘미인’이라는 제명으로 다양한 작품이 생산되는 계기가 되었는데, 연군요에서 연정요로 변환되어 많은 작품들이 창작될 수 있는 밑바탕이 되었다.

조선 후기에 사랑을 주제로 하는 작품들이 다량 창작된 원인은 기존 사회 질서에 대한 도전의 결과라고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의식의 변이는 세계관의 확대로 이어져 장르와 주제의 다양성을 촉진시켰다.

서정성의 극대화는 남녀의 사랑 표현에서 노골적인 성애(性愛)를 묘사하는 것으로까지 확대되었는데, 이는 18세기 문학과 예술 전반에 나타나는 공통적인 현상이었다.

그러므로 18세기의 서정적 사조를 사랑 지상주의와 에로티시즘이라고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사설시조의 노골적인 성애의 표현과 속화(俗畵) 등에 나타난 육체적인 남녀 결합의 사실적 묘사, 그리고 애정 소설의 대두와 너른 향유층은 연정가사가 창작되고 향유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였다.

현전하는 연정가사의 지명씨(知名氏) 작품 14편은 다음과 같다.

차례 작품 작자 창작 연대 신분
1 미인별곡 양사언 1584년 이전 양반
2 원부사 허균의 첩 무옥 1585~1618년간 서민(기녀)
3 화류사 김현중 1634년 이전 양반
4 춘면곡 이희징 1711년 이전 양반
5 상사별곡 (부용?) 1721년 이전 서민(기녀)
6 송여승가 남철 1723년경 양반
7 승답사 옥선 1723년경 승려
8 재송여승가 남철 1723년경 양반
9 여승재답사 옥선 1723년경 승려
10 금루사 민우룡 1778년 양반
11 사미인곡 구강 1824년 양반
12 추풍감별곡 (노생원) 1801~1834년간 양반
13 상사별곡 이세보 1867~1871년간 양반
14 진주기생이별곡 이준영 1902년 양반
〈표〉

〈표〉에서 나타나듯이 연정가사는 조선 전기에 형성, 17세기 말부터 활발하게 창작되었고 초기부터 양반이 창작을 주도하였다. 그리고 조선 후기에 이르러서는 여성 작자층이 다수를 차지하면서 여성 의식을 강하게 표출하고 있다.

연정가사는 ‘애정의 표현 방식’과 ‘작품의 내용’ 면에서 4가지 유형으로 분류된다.

첫째, 연모계(戀慕系) 연정 토로형(吐露型)은 시적 화자가 일방적으로 대상을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마음을 드러내고 있는 작품이다. 연정가사 71편 가운데 13편이 이 유형에 해당한다. 여성 화자가 사랑하는 ‘임’을 그리워하는 「규중가」와 남성 화자가 여성인 아내를 그리워하는 「망실애사」가 중심을 이룬다.

둘째, 공규계(空閨系) 연정 토로형(吐露型)은 기혼 여성이 남편 없이 빈 방을 지키는 고통을 읊은 작품이다. 여기에는 생이별한 남편을 그리워하는 「망부가」와 「원별가」, 그리고 사별한 남편을 생각하는 「 과부가 1」「청춘과부가」 등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20편이 이 유형에 해당된다.

셋째, 이별계(離別系) 연정 갈구형(渴求型)은 남녀의 이별로 인하여 초래되는 정한을 집중적으로 그려 낸 작품이다. 여기에 포함되는 작품은 모두 8편으로, 비록 가장 적은 분포를 보이고는 있지만, 사랑의 표현은 강렬하여 애끊는 듯한 아픔을 노래하고 있다. 이 중에는 남성 화자의 작품인 「단장이별곡 2」와 여성 화자의 것인 「이별한탄가」를 대표작으로 꼽을 수 있다.

넷째, 상사계(相思系) 연정 갈구형(渴求型)은 사회적으로 공인받기 어려운 남녀 사이의 사랑이 주조를 이룬다. 사랑의 형태 면에서도 짝사랑과 쌍방의 사랑을 다양하게 나타냈다. 이 유형도 이별계 연정 갈구형과 마찬가지로 애정 표현이 매우 강화된 모습으로, 상사병을 호소하는 특징이 있다. 연정가사 중에서 가장 많은 31편이 이 유형에 속하는데, 총각과 유부녀의 상사 문답가인 「규수상사곡」과 「상사회답가」, 그리고 사대부와 여승 사이의 상사가인 「송여승가」 · 「승답사」 · 「재송여승가」 · 「여승재답사」, 또한 기녀와 속인 사이의 「청루별곡」 · 「홍도상사가」 · 「금루사」 · 「농서별곡」 · 「상사별곡 3」 등이 그 대표작이다.

표현 면에서는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어떠한 방식으로 진술하느냐에 따라 일생담(一生談) 기술형(記述型)과 사건 집약형(集約型)으로 나타난다.

일생담 기술형은 화자가 자신의 사랑 체험을 이야기의 핵심에 두면서 사랑이 어떻게 맺어졌고 전개되었으며, 파국을 맞게 되었는가를 전 생애를 구도로 폭넓게 담은 형식으로, 기혼 여성의 사랑 체험담이 중심을 이룬다.

사건 집약형의 작품은 화자의 전기적인 사실은 배제하고, 단지 특정 사랑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어 집중적으로 진술하는 특성을 보이는데 대다수 연정가사 작품들이 여기에 속한다.

한편, 사랑의 성취 여부라는 결말 부분은 애정을 획득하는 것, 애정을 포기하는 것, 애정이 회복되기를 희원하는 것 등으로 나타난다. 남녀 주인공들의 사랑에 대한 시각은 ‘사랑 지상주의’를 표방하였는데, 사랑을 방해하는 것들에 대하여 과감하게 도전하는 모습을 보인다.

속인과 여승의 불꽃같은 사랑(「승가」)과 기녀와 양반의 운명적인 사랑(「농서별곡」)에서는 신분의 벽도 무너뜨리고 있다. 그리고 총각과 유부녀의 사랑을 그린 「규수상사곡」, 「상사회답가」와 유부남이 처녀를 짝사랑한 「단장사」에서는 기존의 윤리 질서를 벗어났고, 때로는 여성이 남성을 유혹하는 적극성을 보이기도 한다.

조선 후기에 이르러서는 여성의 작품이 대거 등장하고, 전기의 「원부사」가 이루어 놓은 자아 인식의 단계를 넘어서서 한층 성장된 여성 의식을 보여 준다. 사회의 부당한 처우에 반발하여 남녀 평등을 주장하는가 하면, 성적(性的) 자결권(自決權)과 주체성을 부르짖기도 한다. 이러한 경향은 특히 기혼 여성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이는 삶의 현장에서 겪은 체험을 작품화한 데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따라서 연정가사는 한국가사문학사상 남녀 사랑 문제를 다양한 각도에서 치밀하게 다룬 한 영역으로 자리매김된다는 면에서 큰 의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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