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의 화자가 과부라는 점에서 규방가사로 다루기는 하나, 여러 잡가집(雜歌集)들에도 수록된 것으로 보아, 그 성격이 단일하지는 않다. 『가집(歌集)』(一)·『악부(樂府)』(下)·『정선조선가곡(精選朝鮮歌曲)』·『교주가곡집(校註歌曲集)』 및 『정정증보신구잡가(訂正增補新舊雜歌)』·『증보신구잡가(增補新舊雜歌)』 등에 실려 있다.
15세의 처녀가 혼인한 지 보름 만에 남편이 우연히 병을 얻어 사별하게 되자, 갑자기 청상(靑孀)이 된 자신의 외로움과 고뇌를 비장하게 드러낸 작품이다. 주제는 남편과의 사별로 인한 청상의 고독 및 그에 따른 자탄과 한스러움에 대한 토로라 할 수 있다.
작품의 서두는 남자로 태어나지 못하고 여자로 태어난 것을 한탄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어 15세에 백년가약을 맺은 사연을 말한 후, 함께 백년 살자고 언약했으나 조물이 시기하여 출가한 지 보름 만에 낭군이 우연히 병을 얻어 죽게 되어 꽃다운 나이에 과부가 되었음을 적고 있다.
이후 본사(本詞)의 대부분은 청상과부의 외로움과 한스러움을 구구절절이 풀어내어 서술하고 있다. 그 본사를 구성하는 사설 단위가 매우 특징적인데, 먼저 “철업슨 아희들아 시절노래 하지마라”라고 말 건네기 화법을 구사한다.
그 후 「관등가(觀燈歌)」나 「사친가(思親歌)」 등 달거리 형식의 가사가 지니고 있는 표현구절을 차용하여 열두 달 명절과 절기에 더불어 누구와 함께 즐길 것인가 하는 한탄의 사설을 엮어내고 있다.
이러한 표현구절들은 작자를 알 수 없는 수많은 후기 가사들에 나타나는 관용적이고 공식적인 정형구절들인데, 이 노래 역시 이러한 단위 사설을 차용한 사설을 보이고 있다.
이와 같은 남편 없는 슬픔과 한스러움은 본사의 중반을 넘어가면서 정서적으로 더욱 애절하게 서술되면서 지속된다. “슬프고 가련하다” 또 “애고애고 서른지고” 등 감정을 직접 드러내는 구절이 무수히 서술되며, 후반으로 갈수록 그러한 통한이 고조된다.
결국 화자는 삭발(削髮)하고 중이나 되어볼까도 생각해 보지만 “시집도 양반이오 친정도 품관이라” 가문을 헤아리니 그도 못할 노릇이라고 한다.
다시는 이러한 쓸데없는 생각을 말자하고 언문고담(諺文古談)을 펼쳐 「소현성록(蘇玄聖錄)」을 보니 그 소설의 여주인공인 화씨와 석씨의 절행(節行)이 자신과 같다고 한탄해 보기도 한다. 또 「열녀전(烈女傳)」 속의 반첩여도 자신과 같다고 하여 한스러움이 한시도 지워지지 않음을 표현하고 있다.
작품의 후반부에서는 지금까지의 비통하고 비장한 심정과는 달리 솔직한 속내를 드러내 보이고 있다. 즉 동리 할미를 불러다가 말벗이나 삼자했는데, 그 할미가 아무개네 맏딸아이는 개가해서 편안하게 잘 살더라고 하면서 개가할 것을 은근히 권하더라는 것이다.
“할미년의 부동으로 상설가치 매운마음 봄눈가치 푸러지고 암만해도 못 참겠네”라고 하여 더 이상 청상의 고독을 절제할 수 없음을 고백하면서 끝을 맺고 있다.
이 작품은 조선시대를 살다간 여인의 목소리를 통해 홀로된 청상의 고독과 그에 따른 통한을 절절한 정서에 담아 노래함으로써 당시의 대부분의 가사들이 지향하고 있던 교술적(敎述的)인 성격과는 전혀 다른 면모를 보이고 있다. 즉, 유교적 교양을 철저한 신념으로 삼던 당시로써는 매우 도전적이고 급진적인 주정주의(主情主義)를 추구한 것이다.
「상사별곡(相思別曲)」·「단장사(斷腸詞)」·「사랑가」·「규수상사곡(閨秀相思曲)」·「추풍감별곡(秋風感別曲)」 및 「사미인곡(思美人曲)」(정철의 작이 아닌 작자 미상의 작품) 등과 같은 일련의 조선 후기 가사에서 나타나는 일반적인 경향이다.
이는 봉건적 질곡 아래에서 억압된 정서를 자유롭게 표출한다는 소극적 의미를 갖는다. 뿐만 아니라, 젊은 나이에 과부가 되었어도 개가해서는 안 된다는 봉건적 사상과 지배적인 사회 관습에 깊은 회의와 비판을 던지는 적극적인 의미도 가지고 있다.
그밖에 청상의 외로움과 고뇌를 그린 가사로는 「청춘과부가」·「과부청산(상)가」 등이 있다. 이러한 가사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사설을 지닌 민요도 여럿 채록되어 있어서 이 노래의 정서적 공감대가 넓었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