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2년 설립된 교토전등주식회사(京都電燈株式會社)의 사장 오오사와 젠스케(大澤善助)가 1900년 부산에 건너와 당시 영사였던 아리요시 아키라(有吉明)에게 전등 설치 허가를 의뢰했다. 동년 11월 18일에 전기 사업의 인가를 획득한 부산전등주식회사(釜山電燈株式會社)의 최대 주주는 자본금(5만원)의 절반을 출자한 교토전등회사이고, 나머지 절반은 부산 거류 일본인들이 출자하였다. 교토전등에서 야마타 쇼코(山田昌興)을 부산전등의 지배인으로 파견했음을 볼 때, 부산전등은 교토전등의 자회사로 설립되었다고 볼 수 있다.
사장에는 부산 거류 일본인 ‘삼대 거두(三大巨頭)’ 중 한 명인 하사마 후사타로(迫間房太郞)가 취임하였고, 전무에는 기모토 신지(木本晋治), 상무에는 역시 ‘삼대 거두’ 중 한 명인 오오이케 츄스케(大池忠助), 취체역(取締役: 이사)에 교토전등의 오오사와 젠스케가 선임되었다. 부산 거류 일본인들이 스스로의 기술로는 전기 사업을 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교토전등의 오오사와를 끌어들여 부산전등을 설립한 것으로 보인다.
1901년 10월에는 교토전등과 발전 기계 기구(중고품)의 매매 계약을 체결한 뒤, 교토전등에 불필요해진 설비를 부산으로 수송하여 발전소 건설에 착수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1902년 4월 1일부터 본격적인 전등 사업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부산전등은 1910년 5월 한국와사전기주식회사(韓國瓦斯電氣株式會社)에 합병되는데, 자료가 없어 자세한 사정은 알 수 없다.
부산전등은 일본인이 한국에 설립한 최초의 전기 회사였고, 서울의 한성전기회사에 이어 두 번째 전기 회사였다. 이 회사는 현재에도 그 명맥이 닿아 있는데, 일본의 야마시나전기공사주식회사(山科電氣工事株式會社)가 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