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보서』는 염불 법문에 의지하여 정토(淨土)의 업을 닦고 일과 염불로 정토에 왕생할 수 있다는 확신을 주는 경전이다. 백암(栢庵) 성총(性聰, 1631~1700)이 간행한 197권의 불서 중에서 『정토보서』는 1권의 분량에 불과하다. 성총이 직접 편찬 내지 회편(會編)한 책으로 『정토보서』, 『치문경훈』, 『대승기신론소필삭기회편』이 있으며, 직접 저술한 책으로 『정토찬』이 있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중요한 불교경전이다.
성총은 17세기 선사로서 당시 각 사찰의 강원에서 필요한 여러 책을 간행하여 승가 교육의 기반을 마련하였다. 『 화엄경』과 그 주석서를 간행하여 18세기에 화엄학이 번성할 수 있도록 기여한 인물이다. 부휴(浮休) 문파 제3대 제자로서, 부휴(浮休) 선수(善修, 15431615)-벽암(碧巖) 각성(覺性, 15751660)-취미(翠微) 수초(守初, 1590~1668)-백암 성총으로 이어지는 법맥을 이었다.
하동 청계사 『정토보서』는 2권 1책의 목판본으로, 표지 서명, 권수제와 판심제 모두은 ‘정토보서(淨土寶書)’이다. 제책의 형태는 오침안(五針眼) 선장본(線裝本)이다. 판식은 사주단변(四周單變)에, 반곽의 크기는 세로 20.3㎝, 가로 14.2㎝이다. 계선이 있고[有界], 10행 20자로 배열되어 있다.
판심은 상하백구(上下白口)에 어미(魚尾)가 없으며, 세로 발끈 폭은 1.8~1.9㎝로 확인된다. 본문에는 한자의 약체 구결(口訣) 표시가 묵서로 쓰여 있다.
권수에는 1686년에 쓴 성총의 서문이 있고, 권말에는 화사(化士) 인희(印熙)와 각수(刻手) 도주(道俊), 만원(萬源), 문찬(文粲) 등의 기록이 있다. 이 판본은 중국의 가흥대장경 판본을 저본으로 성총이 주도하여 간행한 책이다.
하동 청계사 『정토보서』와 동일한 간본인 1686년(숙종 12)에 개간한 『정토보서』가 국립중앙도서관 도서로 보관되어 있다. 그밖에 1721년(경종 1) 간행된 자료도 국립중앙도서관에서 확인된다. 본문 하단에 최무선(崔武善), 김선립(金善立), 이만재(李萬才), 비구 도준(比丘道俊), 만원(萬原) 등의 시주자가 확인된다.
간기에 “강희이십오년병인초하 전라도약안김화산징광사개간(康熙二十五年丙寅初夏 全羅道藥安金華山澄光寺開刊)”이라는 간행 기록이 있어, 1686년에 전라도 징광사에서 개간하였음을 알 수 있다.
권두에 저자의 서문이 있고 권말에 간기가 있다. 서문에서는 염불의 필요성과 책을 짓는 까닭을 밝히고 있다. 본문에는 아미타불의 인지(因地)와 유래를 경전에서 인증하였고, 「정토기신문(淨土起信文)」에서는 정토 신앙을 일으키는 이유와 조건을 서술하고 정토업(淨土業)을 닦을 것을 권하였다.
「염불 법문」에서는 염불할 때 의식을 장엄하게 하는 것보다 진실한 수행을 하는 것을 더 귀하게 여겨야 함을 밝혔고, 재가거사(在家居士)는 검은 옷을 입거나 도건(道巾)을 착용할 것 없이 평소의 의복 그대로 염불하되 북을 치지 않아도 된다고 하였다. 그리고 고요함을 좋아하는 사람은 소리를 내지 않고 묵묵히 하여도 좋으며, 애써 무리를 모아 할 것은 없으며, 문을 닫고 하는 것도 무방함을 밝혔다.
다만, 몸을 깨끗이 하고 마음을 맑게 한 뒤 서쪽을 향하여 묵묵히 앉아 눈을 감고 아미타불의 진금색신(眞金色身)이 칠보(七寶)의 연못 위에 앉아 있는데 미간의 흰털에서 광명을 놓는 것을 관상(觀想)할 것과, 입으로 불명(佛名)을 부르며 일념으로 부처를 생각하여야 한다고 하였다. 이어 염불의 10종 공덕을 밝혔고, 『 아미타경(阿彌陀經)』을 옮겨 실은 다음 염불의 영험에 대한 20가지 영험담을 모아 편집하였다.
성총은 17세기의 선사로서, 당시 각 사찰의 강원에서 필요한 여러 책을 간행하여 승가 교육의 기반을 마련하였다. 『정토보서』는 정토 신앙과 관련된 다양한 교리와 극락왕생의 이야기들을 한 권에 집약해 놓은 책으로 정토 신앙의 지침서이다.
하동 청계사 『정토보서』는 임진왜란 이후의 피폐한 상황에서 개간(開刊)된 것으로 종교적, 학술적 가치가 크다. 2014년 3월 20일 경상남도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