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의린이 일제 강점기에 지은 『중등학교 조선어문법』(1936)을 광복 후 시의에 맞추어 수정 보완한 국어 문법 교재이다. 1부 총론에 ‘음성(2장)’에 관한 장이 새로 들어간 것이나, 2부에 지정사(잡음씨)(7장), 보조용언(8장)이 새로 추가된 것, 『중등학교 조선어문법』의 조동사(어미)를 조용사(9장)로 바꾼 것 등이 중요한 변화이다.
국판 반양장. 서언(緖言) 1쪽, 목차 10쪽, 본문 142쪽. 1949년 서울 세기과학사 간행. 1977년 『역대한국문법대계』 제1부 제24책으로 서울 탑출판사에서 영인되었고, 2008년 서울 박이정 출판사에서 영인본이 재간행되었다.
서언에 의하면, ‘한글 전용에 미숙하여 불편을 느끼는 자에게 국어 문법 학습에 도움이 되’도록 하기 위해 필자의 『중등학교 조선어 문법』을 수정·개편한 것이다. 대한민국 독립 직후, ‘한글 전용에 관한 법률’(제정 1948년 10월 9일)이 제정 공포되었는데, 문법 용어 역시 최현배 문법식의 순우리말 용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고, 한문 용어에 익숙한 이들이 순우리말 용어의 사용에 익숙하지 않았던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용어 사용의 측면에서 전반적으로 한문 용어 다음에 괄호 안에 순우리말 용어를 병기하였고(예 ‘動詞(움직씨)’ 등), 내용 기술에서도 지정사, 수사, 관형사를 새로 설정하고, 보조용언류를 인정하는 등 최현배 문법을 적극 반영한 변화가 눈에 띈다.
제1부 총론, 제2부 품사 각론, 제3부 문장론의 3부 체제로 되어 있다. 총론은 국문, 음성, 단어와 품사, 품사의 의의, 복합어와 접사, 언어의 조직 등 6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2부는 명사, 수사, 대명사, 동사, 형용사, 존재사, 지정사, 조용사, 조사, 관형사, 부사, 접속사, 감탄사 등 13품사를 장별로 기술하고 있고, 이와 함께 보조용언(8장), 접어(15장)에 대한 기술이 포함되어 있다. 3부는 문과 구와 문장, 문의 성분, 문의 성분의 위치와 생략, 문의 성분의 중복, 절, 문의 구조상 분류의 6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독립 후, 교수 요목기에 출판된 여러 종의 국어 문법서 중의 하나로, 13품사를 설정하여 가장 많은 품사를 인정한 것 중의 하나다. 한자 용어 다음에 순우리말 용어를 병기하고 있어 당시 한글 전용과 한자 혼용을 둘러 싼 논의가 국어 문법 기술에서도 심각한 문제를 빚고 있었음을 알 수 있게 한다. 필자의 『중등학교 조선어문법』(1936)과 내용을 비교할 때 최현배 문법의 영향이 적지 않았음을 보여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