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4년 총 1023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맞춤법 관련 설문조사 및 그 결과 보고서. 필자는 한글맞춤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는 지론을 지닌 이로, 이 설문조사는 〈한글맞춤법통일안〉의 규정이 일반인들이 지켜 쓰기 어렵다는 사실을 증명할 목적으로 실시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46배판. 철침장(鐵針裝) 가철(假綴) 유인본(油印本). 국어심의회 위원 정경해의 사간본(私刊本). 본문 10쪽, 실태조사 요약문 1쪽, 답안 실례 1쪽, 철자법 조사 문제 1쪽. 총 13쪽.
〈한글맞춤법통일안〉이 공포된 지 20여 년이 지났음에도 맞춤법이 어렵다는 주장을 펴는 이들이 많고, 대통령이 맞춤법의 간이화를 주장하는 시기를 당해, 실제 〈한글맞춤법통일안〉에 대한 지식이 어느 정도 보급되고 지켜지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하여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정리하여 개인적으로 펴내었다.
1954년 국민학교(오늘날의 초등학교) 6학년 331명(서울 교동국민학교, 종로국민학교), 중학교 3학년 164명(경기중학교, 경기여자중학교), 고등학교 2학년 151명(경기고등학교, 경기여자고등학교), 국민학교 교사 143명(서울 중구, 종로구 소재 학교), 대학교 1학년 97명(서울 소재 대학교), 일반 공무원 137명(서울 시청 근무자) 등 총 1023명을 대상으로 철자법 지식을 확인하기 위해 실시한 설문 조사의 내용과 그 응답지를 분석한 결과를 정리하고 있다.
〈한글맞춤법통일안〉에 따른 단어 표기 10개(① 섯녘 ② 윷놀이 ③ 점잖은 ④ 가라앉히니까 ⑤ 아가 ⑥ 찧는 ⑦ 떨어졌건만 ⑧ 묻혀져야 ⑨ 곯아 ⑩ 맞부딪쳐)와 각 단어가 포함된 문장을 쓰게 하여 맞춤법 및 띄어쓰기 양상을 조사한 문제 10개, 구철자법과 〈한글맞춤법통일안〉에 따른 표기의 오류를 대조한 문제, ‘가라앉히니까’의 ‘앉히’를 얼마나 다양하게 표기하고 있는가를 조사한 결과 등을 정리하고 있다. 국민학교 학생의 정답 점수 평균이 35점인 데 비해 국민학교 교사의 정답 점수 평균이 21점에 불과하다고 보고하고 있어, 1954년 당시 평균적 국어능력이 상당히 낮을 뿐 아니라, 교사의 국어 능력에 문제가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설문조사 목적이 무엇이었든, 최초의 맞춤법 사용 실태에 대한 조사 보고서라는 점이 가장 큰 의의라고 할 수 있다. 1954년 당시의 〈한글맞춤법통일안〉에 대한 인지 수준을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는 자료인 한편, 당시 맞춤법에 대한 지식 수준이 ‘중학생〉국민학생〉고등학생〉교사〉대학생〉공무원’ 순인 것을 확인할 수 있어 중요한 자료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