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단어 중에서 모음 ‘ㅐ, ㅔ, ㅖ’ 모음을 가진 단어들의 정확한 발음을 위해 고유어 및 한자어로 갈라서, 단어별로 일일이 어떤 것이 정확한 발음인가를 보임으로써 국어의 올바른 사용에 도움을 주고자 한 책이다.
46판 철침장(鐵針裝) 활자본. 광주 전남지공(全南紙工) 주식회사 인쇄, 서울 민족문화사 간행. 이은상 서문 2쪽, 최현배 머리말 1쪽, 필자 서문 2쪽, 일러두기 2쪽, 본문 24쪽, 부록 12쪽(별도 쪽수 매김, 1∼12)
필자의 서문(‘책을 내면서’)에 따르면, 중부 및 북부 지방에서는 비교적 발음이 똑똑하지만, 경상도와 전라도 지역에서는 모음 ‘ㅐ, ㅔ, ㅖ’의 발음과 표기를 혼동하는 경우가 많은 것을 걱정해서 국어의 올바른 사용을 위해 1947년 처음 『한글문화』 창간호에 글을 실었고, 그 후 5년간 더 다듬어서 단행본으로 출판한 것이다.
본문은 우리말 편과 한자어 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각 ‘(1) 「ㅐ」와 「ㅔ, ㅖ」와의 갈라보기, (2) 「ㅔ」와 「ㅖ」와의 갈라보기, (3) 참고’로 구성되어 있다. 각각 발음과 표기를 혼동하기 쉬운 단어들을 유형별로 모아 제시하고 있다. 한자어 편의 한자음은 기본적으로 지석영의 『자전석요(字典釋要)』의 음을 참조하고, 덕흥서림에서 간행한 『신옥편』 및 박문서관 간행의 『한일선신옥편(漢日鮮新玉篇)』을 참조하였다고 밝히고 있다. 부록에는 어려운 낱말 풀이라고 하여 본문에 제시된 낱말 중에서 414개를 골라 뜻풀이와 함께 제시하고 있다. 배열 순서는 기본적으로 자모순인데, ‘ㄱ(86), ㄴ(30), ㄷ(75), ㅁ(67), ㅂ(49), ㅅ(57), ㅈ(14), ㅊ(11), ㅋ(2), ㅌ(10), ㅍ(6), ㅎ(7), ㅇ(2)’ 순으로 되어 있어, ㅇ항을 가장 나중에 배열한 것이 주목된다.
이 시기는 아직 한글학회의 『큰사전』이 간행되기 전이어서, 고유어 및 한자어의 한글 표기나 표준 발음에 대한 신뢰할 만한 정보를 국어사전에서 얻을 수 없던 시기였다. 정재도의 『ᅢ와ᅦ·ᅨ와의 갈라보기』는 이러한 시기에 흔히 혼동되는 ㅐ, ㅔ, ㅖ 모음을 가진 고유어 및 한자어를 분류하여 제시했다는 의의를 지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