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판 반양장 활판본. 알아둘 것 2쪽, 차례 3쪽, 본문 181, 부록 색인 8쪽, 용어대조표 3쪽. 1949년 박문출판사 간행.
미 군정기 및 대한민국 독립 직후에 걸치는 교수요목기에, 1948∼1949년에 걸쳐서 최현배, 김근수, 박태윤, 장하일, 이인모, 이영철, 정인승 등의 학자들에 의해 여러 종의 중등 문법 교과서가 발간된다. 중학교에서 문법 교육을 위한 교과서의 출판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초급국어문법』도 그러한 책 중의 하나이자 이희승 문법의 전체 체계를 알 수 있는 첫 저술이다. 이 책의 ‘알아 둘 것(일러두기)’(8)에 “이 책에 계속하여 지은 고급용 문법교과서”라는 언급이 있으나, 실제로는 이 책을 1956년 『고등학교 국어과 고등문법』으로 개제하여 간행하고, 같은 해에 이 책보다 평이한 내용의 『중등학교 국어과 중등문법』을 새로 집필·간행하였다. 1954년 1차 교육과정이 발표되고 난 후, 1955∼1960년에 이르는 사이에 중학교 및 고등학교용 문법 교과서가 10여 종 간행되는 바, 그러한 출판 요구에 맞춘 것이다.
책의 체제는 본문이 1편 총설(7∼37쪽), 2편 품사(38∼157쪽), 3편 글월(文)(158∼187쪽)으로 구성되어 있고, 부록으로 색인과 용어 대조표가 붙어 있다. 1편 총설은 ‘국어와 국문, 글월과 문법, 품사 개설, 주어·서술어·수식어·한정어, 활용’의 5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말 그대로 개설적 내용이다. 2편 품사는 본문 전체 180쪽 중 120쪽을 차지한다. 이 책의 중심이 되는 내용인 것이다. ‘명사, 대명사, 조사, 동사, 형용사, 존재사, 관형사, 부사, 접속사, 감탄사’의 10품사를 설정하고 있으며, 수사를 ‘수대명사’라 하여 대명사의 하위 유형으로 분류한 것과, 이 시기 일반적으로 ‘지정사(잡음씨)’를 인정하는 것과 달리 ‘명사의 활용’이라는 장에서 기술하는 것이 큰 차이라고 할 수 있다. 존재사 다음 장에 ‘용언 활용의 비교’라는 장을 두어 동사, 형용사, 존재사의 활용체계의 차이를 기술한 것과, 결어법(結語法)과 공대법(恭待法)을 별도의 장으로 구성한 것, 복합어와 접착사(파생접사)를 2편에서 함께 다루어, 품사론과 조어법을 같이 다룬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초급국어문법』은 이희승 문법 체계의 전모를 알 수 있는 첫 저작이라는 점과, 이후 이희승의 학교 문법서의 기초적 틀을 보여 준다는 의의를 지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