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의 숭각사(崇角寺)는 고려 시대에 창건된 사찰로 보이며 조선 후기까지 사격(寺格)을 유지했지만, 현재에는 폐사되어 절터만 남아있다. 1530년(중종 25)에 편찬된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 권18 부여현 불우(佛宇)조에는 숭각사와 도천사(道泉寺)가 현 서쪽 20리 거리에 위치한 취령산(鷲靈山)에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18세기 말에 간행된 『범우고(梵宇攷)』에서도 숭각사와 도천사 모두 취령산에 있다고 적고 있어 당시까지 절이 존속하였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비슷한 시기인 1797년 부여 고란사(皐蘭寺)를 중건할 때 숭각사의 전각을 옮겨서 법당을 세웠다는 기록이 고란사의 상량문에 나오는 것으로 보아 그 무렵에 폐사되었던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