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구암(靈龜庵)은 김해의 신어산(神魚山)에 위치하며 대한불교조계종 범어사(梵魚寺)의 말사이다. 전설에 의하면 42년(가락국 김수로왕 5) 장유(長有)가 창건했고 509년에 중건되었다고 전하지만 믿기 어렵다. 『삼국유사(三國遺事)』 권2 「가락국기(駕洛國記)」에는 금관가야(金官伽倻) 김수로(金首露) 왕의 탄생과 건국, 왕비 허황옥(許黃玉)에 얽힌 이야기가 나온다. 허황옥은 인도 아유타국의 공주였다고 하는데 『삼국유사』 권3 탑상편에서는 그녀가 파사석탑을 배에 싣고 가야에 왔다고 한다. 전설에 의하면 허황옥의 오빠인 승려 장유(長遊) 화상이 함께 가야에 와서 김수로왕의 일곱 왕자를 가르치고 불교를 전파했다고 한다. 영구암을 창건했다고 전하는 장유와 같은 사람이며 김해시의 장유동도 이로부터 유래한 지명이다. 조선 시대 영구암의 연혁은 알려져 있지 않으며 근대기의 중건을 거쳐서 현재로 이어지고 있다. 사찰의 유물로는 고려 후기의 것으로 보이는 삼층석탑 일부가 남아있고 20세기 초에 유명한 화승 완호낙현(玩虎洛現)이 그린 칠성탱이 있다. 삼층석탑은 2009년, 칠성탱은 2010년 경상남도 문화재자료(현, 문화유산자료)로 지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