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정은 원래 인도 고대 종교에서 왕위즉위식 때 태자의 정수리에 사해(四海)의 물을 붓던 의식이었다. 이후 불교의식으로 수용되어 보살십지(菩薩十地) 가운데 법운지(法雲地)에 든 보살에게 여래들이 관정을 내려 증명하기 때문에 법운지를 관정지(灌頂地)라 부르기도 한다. 금강수는 밀교의 관정의궤 가운데 등장하는 것으로 밀교의 수행에 입문하거나, 아사리가 되었을 때 정수리에 물을 부어 증명하였다.
금강수는 관정수(灌頂水)라고도 하며, 밀교계인 삼매야계(三昧耶戒)를 내릴 때에는 서수(誓水)라고 말하기도 한다. 『묘길상평등비밀최상관문대교왕경(妙吉祥平等秘密最上觀門大教王經)』 권2에는 “다음 관정 아사리는 왼손으로 금강수를 찍어 제자의 때 묻은 몸을 씻는다고 관상한다[次灌頂師以左手蘸金剛水 想弟子洗沐垢染之身]”라고 하였다.
밀교에서 관정수를 금강수로 부르는 이유는 밀교의 진리관에 연유한 것으로 반야의 지혜로서 중생의 현실을 관조할 때 속제 그대로가 영원불변의 진리의 세계임을 금강으로 비유한데 따른 것이다. 밀교에는 금강수뿐만 아니라 금강령(金剛鈴), 금강저(金剛杵)와 같이 금강의 수식어를 붙인 법구를 많이 볼 수 있다. 『진실섭경(眞實攝經)』에는 진언행자(眞言行者)의 신어의 그대로가 진리임을 깨달을 때 수행자는 금강계를 성취하고, 이때 금강계의 불신을 성취한 것을 증명하기 위해 관정을 내린다고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