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교의 유식설에서는 8지(八智)를 대원경지(大圓鏡智), 평등성지(平等性智), 묘관찰지(妙觀察智), 성소작지(成所作智)로 전의(轉依)하는 전식득지설을 주장한다. 반면에 밀교에서는 유식무경(唯識無境)의 이론에서 나아가 마음에 외경의 관계를 더하여 법계체성지의 5지(五智)을 주장한다.
법계체성지는 주관과 객관, 마음과 물질[心色] 법계 전체에 대한 주객일체의 연기성을 상정한 것으로 밀교의 독자적 이론이다. 밀교에서는 오지(五智)를 오방불(五方)·오불(五佛)에 대비하는 종성, 또는 부족사상에 입각한 세계관을 가지고 있는데, ①동방 아촉불(阿閦佛)은 대원경지, ②남방 보생불(寶生佛)은 평등성지, ③서방 아미타불(阿彌陀佛)은 묘관찰지, ④북방 불공성취불(不空成就佛)은 성소작지, ⑤법계체성지는 비로자나불에 배대(配對)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