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등 국어 문법』은 국어학자인 이상춘(李常春, 1882(고종 19)∼?)이 지은 『조선어문법』(1925)과 『국어문법』(1946)의 문법 체계를 바탕으로 하여 중등학교용으로 집필된 문법 교과서이다. 특히, 머리말에 적힌 ‘중등학교의 국어과 문법 교과서’나 ‘용언의 활용을 좇지 않고 우리말에는 활용이 없다고 확신하고 있는 학설을 좇는’ 등의 내용은 『국어문법』(1946)의 머리말과 유사하여 그 관련성이 명확히 드러난다.
1책, 사륙판, 반양장, 150쪽. 서울 을유문화사에서 발행. 판권에는 발행 연월일이 아예 없으나, 저자는 1948년 1월 13일이라고 진술하고 있다.
『중등 국어 문법』은 총설, 제1편 음성학, 제2편 품사론, 제3편 문장론으로 구성되고, 각 장마다 연습 문제를 둔 문법 교과서의 기본 형태를 충실히 따른다. 문법 체계는 용언의 활용이 없다고 확신하는 학설을 좇는다고 전제하거나 시간은 오로지 토에서만 다룬다고 하였으나, 대체로 아버지인 백야(白夜) 이상춘의 문법 체계를 바탕으로 전개된다. 제2편 품사론에서 품사 분류를 ‘명사, 대명사, 수사, 동사, 형용사, 부사, 감탄사, 조사, 접속사, 종지사’의 10품사로 설정하나 수사를 따로 세우고 관형사를 없앤 차이만 보일 뿐 『조선어문법』(1925)의 10품사와 그 궤를 같이한다. 그리하여 시간은 ‘토’가 아닌 ‘조사, 접속사, 종지사’의 변화를 통해 나타난 것으로 제시된다. 제3편 문장론에서 문장 성분을 주어, 설명어, 목적어, 수식어, 독립어 등의 다섯 부류로 나누는 방식은 『국어문법』(1946)과 공통된 것이다.
1945년 해방 이후 우리말의 문법 교육에 대한 필연적 요구에 부응하여 발행된 것으로, 우리나라 학교 문법의 정립 과정을 살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