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책, 사륙판, 반양장, 머리말과 벼리 등 6쪽, 본문 118쪽, 총 124쪽. 1947년 12월 1일 서울 교재연구사에서 발행. 표지 하단에는 ‘중등신국문법(中等新國文法)’이 인쇄되어 있다.
『중등 새 말본』은 장하일이 국어 문법에 관하여 지은 첫 번째 문법서이다. 이 책의 체계는 대체로 정열모(鄭烈模, 1895~1967)의 『신편고등국어문법』(1946)을 쫓았다. 이 책은 총 12장으로 구분되는데, “첫째 가름 모두풀이[總說], 둘째 가름 임자씨[體詞], 세째 가름 임자자리[主位], …… 열둘째 가름 월의 조각[成分]의 자리[位置]와 줄임[省略]”으로 구성되며, 각 장의 끝에는 연습 문제를 두었다. 머리말에서 가장 요긴한 점은 토의 다룸질이며, 그리하여 토를 씨[품사, 品詞]로 보지 않고, 시끝[어미, 語尾]의 한가지로 다룬다고 하였는데, 이 저술이 보이는 특징 중의 하나를 기술한 것이다.
또한 품사론과 문장론을 통합한 기술이 주목되는데, 품사와 그와 관련된 문장 범주를 순차적으로 배열하여 품사와 문장의 관계를 알기 쉽게 자세히 풀이하였다. 그리하여 품사를 다섯 분류로 구분하고, 또한 토가 문장에서 하는 기능도 5개의 위[位]로 구분한다. 5품사는 임자씨[體詞, 체사], 풀이씨[說明詞, 설명사], 어떤씨[冠形詞, 관형사], 어찌씨[副詞, 부사], 느낌씨[感歎詞, 감탄사]로 나뉜다. 다섯 개의 기능은 임자자리[主位, 주위], 풀이자리[述位, 술위], 어떤자리[冠形位, 관형위], 어찌자리[副位, 부위], 홀로자리[獨立位, 독립위]이다. 문장 성분도 임자말[主語, 주어], 풀이말[述語, 술어], 어떤말[冠形語, 관형어], 어찌말[副詞語, 부사어], 홀로말[獨立語, 독립어] 등의 5개로 나뉜다. 국어 문법 체계사에서 최초의 통합적이며 간명한 문법 체계를 지닌다는 것과, 목적어(目的語, “객어(客語)”)와 보어(補語)를 부사어(“어찌말”)로 분류한 것 등은 이 문법서의 특이한 점이다.
1945년 해방 이후 우리말의 문법 교육에 대한 필연적 요구에 부응하여 발행한 것으로, 우리나라 학교 문법의 정립 과정을 살필 수 있다. 그리고 장하일의 첫 번째 국어 문법 저술이자, 품사론과 문장론을 통합한 문법 체계를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