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침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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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세기 후기부터, 우리나라 전통 한지인 닥종이의 품질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닥종이에 다듬이질 등의 여러 방법으로 종이를 두드리는 이른바 도침법 처리의 가공 방법을 거친 가공 처리지.
이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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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침백지(搗砧白紙)
• 본 항목의 내용은 해당 분야 전문가의 추천을 거쳐 선정된 집필자의 학술적 견해로, 한국학중앙연구원의 공식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내용 요약

도침지(搗砧紙)는 7세기 후기부터 우리나라 전통 한지인 닥종이의 품질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닥종이에 다듬이질 등의 여러 방법으로 종이를 두드리는 이른바 도침법(搗砧法) 처리의 가공 방법을 거친 가공 처리지(加工處理紙)이다.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목판 인쇄 도서인 『무구정광대다라니경(無垢淨光大陀羅尼經)』을 인쇄한 닥종이는 도침지(搗砧紙)로 제작되었음이 확인되었다. 이 경전이 인쇄된 닥종이로 살펴보면, 우리나라 전통 한지 중 도침법이 적용된 도침지의 기원은 7세기 후기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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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7세기 후기부터, 우리나라 전통 한지인 닥종이의 품질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닥종이에 다듬이질 등의 여러 방법으로 종이를 두드리는 이른바 도침법 처리의 가공 방법을 거친 가공 처리지.
내용

우리나라의 전통 한지는 닥나무 껍질을 주원료로 제작한 닥종이이다. 이를 순지(純紙)라고 부르기도 한다. 중국에서는 신라와 고려에서 생산된 닥종이를 백추지(白硾紙, 도침된 흰색의 종이), 경면지(鏡面紙, 반들거리고 광택이 나는 종이), 견지(繭紙, 누에고치 같은 종이)라고 불렀는데, 이는 ‘표백(漂白)이 잘 되고 정성 들여 도침한 닥종이’를 일컫는 말이다. 이러한 우리의 전통적인 가공 처리 된 닥종이를 ‘도침지(搗砧紙)’ 또는 ‘도침백지(搗砧白紙)’로 명명하였다.

도침지(搗砧紙)는 우리나라에서 옛적부터 생산된 닥종이를 홍두깨에 말아 다듬이질하여 광택을 낸 가공 처리지(加工處理紙)이다. 이와 같이 닥종이에 다듬이질하는 방법을 도침법(搗砧法) 또는 추지법(搥紙法)이라고 한다.

도침법은 닥종이의 종이 면(面)을 고르게 하여 섬유 사이의 간극을 메우고 광택이 나는 종이를 만드는 데 필요한 종이 가공 기술이다. 즉, 한지는 긴 섬유를 자르지 않고 그대로 사용하기 때문에, 종이가 지나치게 물을 빨아들일 수 있고, 또한 생산된 닥종이에 보푸라기가 일 수 있는 단점을 보완하는 조치이다. 이와 같이 우리나라의 전통 닥종이는 도침법을 시행한 도침백지였기 때문에 중국에서 백추지라고 불렀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도침지의 성질은 7세기 후기 이후 오늘날까지 계속된 한지의 대표적인 특징이 되었다.

도침법의 구체적인 내용은 『산림경제(山林經濟)』 잡방(雜方), 『거가필용(居家必用)』, 『임원십육지(林園十六志)』 등에 기재되어 있다. 그 방법을 보면 다음과 같다.

①마른 종이 10장에 물을 뿌려서 적신 습지(濕紙) 1장 위에 합쳐 놓는다. ②이와 같은 방법으로 몇 겹을 반복하여 쌓아 올린다. ③100장이 되면 한 묶음으로 하여 판 위에 놓고, ④그 위에 평평한 널빤지를 올려 놓은 다음 큰 돌멩이를 눌러 놓는다. ⑤하루 정도 지나면 아래위로 고르게 습기가 스며든다. ⑥이것을 큰 도침용 망치로 고르게 200~300번 두드리면, 밑의 종이가 밀착되면서 100장 중에 절반인 50장 정도는 마르고, 50장 정도는 여전히 물기가 남아 있게 된다. ⑦그러면 다시 마른 것과 습기가 있는 것을 섞어서 겹쳐 쌓아 놓고 또다시 200~300번 두드린다. ⑧이와 같은 상태에서 한 반나절 그늘에 말렸다가 다시 겹쳐 놓고 3~4번 두드리면 모두 마르게 된다. ⑨이렇게 한 후에 종이의 끈기를 보아서 다시 다듬이 돌에 놓고 3~5번 고르게 두드리면 빛나고 반질반질한 것이 기름종이와 거의 비슷하게 된다. ⑩이 방법은 오로지 종이를 두드리고 서로 바꾸어 가면서 섞어 놓는 공들임에 달려 있으며, 최고의 기술은 손으로 익숙해지는 방법뿐이다.

이러한 전통 닥종이 가공 기술은 손을 많이 들여 두들기면 종이가 치밀해지고 광택이 나며 잔털이 일지 않아, 글씨가 깨끗하게 잘 써진다는 장점을 지닌다. 즉, 도침 처리를 하면 닥종이의 치밀성과 표면의 평활성을 향상시켜 좋은 품질의 한지가 만들어진다.

우리의 전통 한지(韓紙)의 제조 과정은 ①원료 만들기(닥껍질 거두기(채취(採取)), 껍질 벗기기(박피(剝皮)), 말리기(건조(乾燥)), 바래기(일광 표백)) → ②삶기 → ③씻기 및 바래기(漂白) → ④두들기기(고해(叩解)) → ⑤종이 뜨기(초지(抄紙), 부지(浮紙)) → ⑥물빼기(베개놓기, 짐짜기, 압착 탈수) → ⑦말리기(건조(乾燥)) → ⑧다듬기(도침(搗砧)) → ⑨다리기의 아홉 단계에 걸쳐 진행된다. 여기에서 도침은 제8단계에서 이루어지는 가공법이다.

한편, 『산림경제(山林經濟)』 잡방(雜方) 등에서 소개된 도침법(搗砧法) 이외에 간편하게 도침지(搗砧紙)를 만드는 방법이 여럿 있다.

첫 번째의 방법은 먼저 홍두깨나 디딜방아 모양으로 생긴 도침기(搗砧器)로 조금 덜 마른 종이 표면에 6개월 이상 삭힌 쌀가루를 끓여 만든 묽은 쌀풀(또는 횟가루)를 바르고, 수십 장씩 포개어 놓은 다음 여러 번 두들김으로써 종이를 치밀하고 평활하게 만들며 강도와 광택을 더해 주는, 이른바 다듬이 도침 방법이다.

두 번째 방법은 이슬 젖은 촉규화 잎을 짓찧어, 그 즙을 베에 받쳐 종이에 고루 바르고 잠깐 바람을 쐰 다음, 크고 반반한 돌로 눌렀다가 쓰는 방법도 있다. 이렇게 다듬은 종이는 '푸른 빛이 돌고 윤택하며, 먹이 묻으면 정신(精神)이 깃든 것 같다'라고 하여, 당(唐)의 백거이(白居易)가 매우 좋아하였다고 한다.

의의 및 평가

1966년에 경주 불국사 석가탑(釋迦塔)에서 발견된, 현존하는 세계 최고(世界最古)의 목판인쇄 도서인 『무구정광대다라니경(無垢淨光大陀羅尼經)』을 인쇄한 닥종이가 도침지로 제작되었음이 확인되었다. 이 경전은 706년 무렵에 목판인쇄의 저본(底本)이 마련되어 곧바로 판각(板刻) · 인쇄되었고, 706년에서 742년 사이에 석가탑에 안치(安置)된 것으로 증명되었다. 따라서, 이 경전이 인쇄된 닥종이에 입각하면, 우리나라 전통 한지 중 도침의 가공법이 적용된 도침지의 기원을 7세기 후기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참고문헌

단행본

이승철, 『우리 한지』(현암사, 2002)
이승철·최태호, 『이승철 기증 한지 유물』(원주역사박물관, 2010)

논문

김성수,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의 간행 고증에 의한 목판인쇄술의 기원 연구』(연세대학교 박사학위논문, 1999)
김성수, 「석가탑 묵서지편의 판독과 관련한 「무구정광경」의 간행년대에 관한 연구」(『서지학연구』 41, 한국서지학회, 2008)
집필자
김성수(청주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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