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석(音釋)은 불경 등의 문헌에서 읽기 어렵거나 뜻을 모르는 어려운 단어의 풀이에 대하여 해당 글자나 단어를 권말에 모아서 제시하고 음(音)과 풀이[釋]를 한 것이다. 간혹 본문 중의 해당 글자 아래에 바로 풀이한 것도 있다.
이와 관련된 용어로는 글자의 음과 뜻이란 ‘음의(音義)’와 글자의 풀이와 음이라는 뜻의 ‘석음(釋音)’ 등도 사용된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고려 『재조대장경』의 「화엄경」 권말에 풀이한 것이 있고 한국에서 많이 유통된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 『능엄경(楞嚴經)』 등에서도 볼 수 있다. 다만 같은 경전이라 하여도 저본이 다르거나 간행의 시기, 간행자의 의도에 따라 음석 내용에서 생략과 증감이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 불경의 경우, 인도에서 전래된 내용이 각 번역자에 의하여 번역되는 과정에서 달리 표현되는 용어를 풀이하거나 한자의 경우 같은 글자에도 음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안내자 역할을 하는 경우도 있다. 중국 『숭녕대장경(崇寧大藏經)』의 경우는 본문 권말에 계속되는 것이 아니라 별도의 장정으로 구분하여 독립된 것도 있다.
단어를 풀이하는 방식은 현존하는 판본에서는 음만을 반절(反切)의 방법으로 표기하거나 뜻을 같이 제시하는 경우도 있다. 반절은 어려운 한자의 음에 대하여 자음으로 시작하는 음가에 해당하는 한자와 모음이 결합되는 부분에 해당하는 한자를 나누어 기술하고 반절이란 용어로 읽는 사람이 합쳐서 읽도록 하는 방법이다. 사전 정의로, 반절은 한자음을 나타낼 때 다른 두 한자의 음을 반씩 따서 합치는 방법이다. 반절의 출현 시기는 중국 한나라 이전이며 서역으로부터 불경이 전해짐과 동시에 범문(梵文) 경전의 주음법(注音法)으로 사용되면서 발전하게 되었다. 이 반절이란 단어는 초기에는 ‘반(反)’으로 사용되다가 당대 이후 ‘절(折)’로 불리게 되지만 경우에 따라 어려운 단어를 다른 쉬운 글자의 같은 음을 제시하는 직음법(直音法)으로 표기되는 경우도 있다. 즉 반절은 한자의 음을 읽는 방법이며 ‘의(義)’나 ‘석(釋)’은 단어의 뜻을 의미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경전이나 문헌의 생산 또는 전래 과정에서 해당 지역의 음이나 뜻에 부응하는 노력으로 음석의 표기가 추가되거나 달라지기도 하였다. 한국의 경우, 조선시대 16세기에 중국의 한자 문헌을 들여와 범자를 음역한 한자와 나란히 한글의 음역을 기록하였다. 『오대진언(五大眞言)』 등 여러 문헌의 편찬에 한국식의 음석이 추가되어 있다.
국어 자료 분야의 경우 자석(字釋)의 방법은 한자의 뜻풀이로, 천자문과 같은 경우에는 한글로 음과 풀이를 제시하고 성조 표시까지 표시하는 경우가 있지만 목적상 그 음이 한글로 표기되기에 한자를 대상으로 하는 음석에서 채택되는 반절의 방법과는 다르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