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62년 이의익(李宜翼, 1794~?)을 정사로 하는 삼절연공행(三節年貢行)의 수행원으로 청나라에 다녀왔다. 중국의 수도인 연경(燕京, 현 베이징)에서 사진을 보고 직접 초상 사진을 촬영한 경험을 『연행일기(燕行日記)』에 기록하였다.
『연행일기』는 서울을 출발한 1862년 음력 10월 21일부터 이듬해 4월 4일까지 약 6개월간의 여행 기록이다. 건량관(乾糧官) 박명홍(朴命鴻), 군관(軍官) 오상준(吳相準) 등과 함께 베이징 주1에 있는 사진관을 방문한 경험을 자세히 기록한 점이 특히 눈에 띈다.
이항억은 『연행일기』에서 사진과의 첫 접촉에 대해 세 차례에 걸쳐 기술하였다. 1863년 음력 1월 28일 자에는 아라사관에서 벽에 걸린 초상 사진을 처음 목격하고 그 사실적인 이미지에 대해 경이로움을 표하는 내용이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
“관 내부에는 사람들의 형상을 잘 본뜬 인물상이 있는데 머리카락 하나도 차이가 없을 정도로 세밀하게 그린 것이었다. 관아의 벽 위에는 사람이 의관을 똑바로 하고 기상이 단정한 사람이 죽 늘어앉았는데 가까이 나아가 본 즉 화상을 벽에 걸어놓은 것이었다. 틀림없이 살아있는 사람인데 어찌 화상이라고 생각했으랴. 동행한 사람 모두가 모진(模眞)을 청했더니 그 사람이 말하기를 모진지법은 맑고 화창한 날 사시(巳時)에만 가능한 일이라며 오늘은 해가 기울었으니 내일 다시 오라고 하였다.”
이항억은 다음날인 29일 박명홍, 오상준과 함께 다시 아라사관 소재 사진관을 방문해 직접 초상 사진을 촬영하였다. 그리고 사진기의 모습, 사진가가 사진을 촬영하는 과정, 사진기를 들여다보았을 때 동료인 박명홍이 사진기 안에 거꾸로 비친 영상, 사진가가 사진판을 암실에서 처리해 나오는 모습 등을 관찰하여 상세히 기록하였다. 그리고 2월 3일 자 일기에는 최종적으로 인화된 결과물을 받아 보고 느낀 생각과 상황을 정리하여 기록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