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종서북순행 사진첩』은 1909년 1월 27일부터 2월 3일까지 7박 8일동안 순종이 남대문역[현 서울역]을 출발하여 평양, 신의주 등 한반도 서북 지역을 순행할 당시의 사진 기록집이다. 총 62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출발 당일의 창덕궁의 전경 사진 [1월 27일]을 비롯하여 평양역 도착, 평양역 앞, 평양역 앞 출발 행렬, 평양 주1 [1월 27일], 신의주 도착과 신의주 행재소[1월 28일], 정주역에서 칙어 반포[1월 31일], 평양 만수대에 오름, 평양 평원당 기념 촬영[2월 1일], 개성역 출발, 남대문역 도착[2월 3일], 마지막으로 창덕궁 인정전 앞 기념 촬영[2월 4일]사진 등이 포함되어 순행의 전 과정이 사진으로 기록되었다.
서북순행에 앞서 순종은 1909년 1월 7일부터 6박 7일간 남부 지방인 충청도와 경상도 지역으로 남순행을 마쳤다. 일주일도 안되어 1909년 1월 19일자 관보에는 순종 황제가 평양, 의주, 신의주, 개성 등의 서북부 지역을 순행한다는 계획이 발표되었다. 통감부 문서 제9권의 ‘한황폐하 서북순행계획’에는 구체적인 순행 일정과 내용이 기록되어 있고, 이토 히로부미 통감과 이완용 이하 각부 대신들과 역원 등이 수행한다는 사실 또한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
수행원 중에는 평양에서 합류한 활동사진사와 무라카미사진관 소속 사진사가 포함되어 있었다. 무라카미 텐신[본명 무라카미 고지로]은 1894년 청일전쟁 당시 『메자마시신문』의 특파 사진사로 평양에 종군한 바 있으며, 1897년 경성 남산에 천진당을 개설하여 영업사진사로 활약하였다. 이토 히로부미와 친분이 있었으며 촉탁 형식으로 다수의 한일 외교 행사를 사진으로 기록한 바 있다. 1907년 10월 일본 황태자 요시히토 친왕이 한국 방문 기념으로 촬영한 사진 등도 무라카미 텐신에 의한 것이었으며 고종, 순종, 순종비, 영친왕 등의 황실의 초상 사진과 행사 사진 제작에 참여한 바 있다.
일반적으로 황제의 순행은 지방의 사정을 감찰하고 백성의 고통을 살피는데 목적이 있다. 그러나 단발에 신식 군복 차림으로 순행길에 나선 순종의 서북순행은 당시 통감이었던 이토 히로부미와 일본 정부에 의해 정치적인 목적을 가지고 계획 추진된 것이었다. 1907년 고종의 퇴위와 군대 해산에 반발하여 반일감정이 격화된 상황에서 순종을 내세워 국내의 반일 감정을 약화시키는 한편 일본 통감정치의 정당성을 보여주려는 의도로 계획된 것이다. 통감 이토 히로부미가 순행에 함께 함으로써 조선에 대한 일제의 보호권을 과시하려는 이벤트로 대규모 행사로 기획되었다.
그러나 순종의 서북순행은 당초 계획했던 일본의 의도와는 다른 결과를 낳았다. 가는 곳곳 일장기 게양 거부및 훼손 사건이 일어났으며 황제폐하 만세를 외치는 등 도리어 애국심을 고취시키는 계기가 되었다는 평가가 있다. 『순종서북순행 사진첩』은 이러한 정치적 사회적 상황을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역사적 문서로써 그 가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