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화경논술기(法華經論述記)』는 『주진법상종장소(注進法相宗章疏)』에서는 3권이라고 하였고, 『동역전등목록강론록(東域傳燈目錄講論錄)』에서는 2권이라고 하였으나 현재 권상 1권만 전한다. 이 현존본 1권이 『법화경론』의 삼품(三品) 주석 중 「서품」과 「방편품」의 일부를 다시 주석한 것이다. 보리유지(菩提留支)의 한역본 2권을 기초로 하고 있다.
『법화경논술기』는 세친(世親, 320~400 추정)이 지은 『묘법연화경우바제사(妙法蓮華經憂波提舍)』 2권에 대해 상 · 하 2권으로 풀이한 책이다. 『만속장경』에는 저자의 이름이 생략된 채 상권만 실려 있는데, 『주진법상종장소(注進法相宗章疏)』에 “法花經論述記三卷 義寂釋義一撰"라고 하여 의적(義寂)이 해석하고 의일(義一)이 편찬했다고 적혀 있다. 『법화경론』은 보리유지(菩提流支)가 번역한 것과 늑나마제(勒那摩提)가 번역한 것이 있는데 의적은 「귀경게」가 있는 보리유지본을 주석하였다. 『법화경논술기』는 『묘법연화경』 28품에 대하여 세친이 「서품(序品)」, 「방편품」, 「비유품」까지 해석한 것을 의적이 권상의 「방편품」까지 주소한 것이다.
『법화경논술기』는 『법화경론』의 구절을 적고 거기에 해석을 다는 방식으로 서술하였다. 책 전체의 구성은 「서설(序說)」과 본격적으로 경론을 해석하는 부분으로 나뉜다. 먼저 「서설」은 『묘법연화경우바제사』의 제목을 풀이하고, 저자 세친(世親,400~480년 경)의 이름이 지어진 인연, 『법화론』 번역본의 소개, 「귀경게」에 대한 해석으로 이루어져 있다. 경론을 해석하는 부분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뉘는데, 첫째 교설이 일어나는 인연[敎起因緣分], 둘째 방편을 엶[開方便分], 셋째 실상을 드러냄[顯實相分]으로 정리할 수 있다. 이는 각각 「서품」 · 「방편품」 · 「비유품」에 대한 해석으로, 이 술기에서는 「방편품」의 앞부분까지 풀이하였다.
의적(義寂)은 『법화론』을 해석하면서 『무량의경(無量義經)』, 『열반경(涅槃經)』, 『대지도론(大智度論)』, 『십지론(十地論)』, 『가야산정론(伽耶山頂論)』, 『불지론(佛地論)』, 『유가사지론(瑜伽師地論)』 등을 인용하였다. 『법화경논술기』에는 규기(窺基)의 『법화현찬(法華玄贊)』, 길장(吉藏)의 『법화론소(法華論疏)』, 『법화의기(法華義記)』에 나오는 내용도 보인다. 그 밖에 장사(藏師) 진제삼장(眞諦三藏), 정법사(淨法師) 화상(和上) 등의 설을 인용하였다. 인용한 경전 대부분이 현장의 역출본인 점도 특징이다.
첫째, 가르침이 일어나는 인연을 밝힌 「서품(序品)」에서는 경론의 7공덕성취를 풀이하였다. 둘째, 「방편품(方便品)」은 이승을 파하고 보살승(菩薩乘)을 밝히는 다섯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셋째, 「비유품(譬喩品)」부터 끝까지는 십무상(十無上)을 대치하여 실상(實相)을 드러냈다고 하였다. 그리고 유통분(流通分)은 셋째의 십무상조에 들어가기 때문에 별도로 세우지 않는다고 하였다. 의적이 『법화론』의 모든 품을 풀이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현전하는 『법화경논술기』에는 상권(上卷)의 「서품」 전체와 「방편품」의 처음에 해당하는 부분만 남아 있다.
「서품」의 7공덕성취는 서분성취(序分成就), 중성취(衆成就), 여래욕설법시지성취(如來欲說法時至成就), 설한 법과 위의에 의지하고 주하는 성취, 설하는 원인에 의지하는 성취, 대중이 듣고 앞에 나타나려는 성취, 문수사리 보살이 답하는 성취를 의미한다. 이 중 대중성취[衆成就]는 다시 넷으로 나눌 수 있다고 하였다. 첫째는 수효의 성취이고, 둘째는 행의 성취이고, 셋째는 공덕을 섭수하는 성취이고, 넷째는 위의 여법하게 주하는 성취이다. 특히 대중성취에서 행의 성취는 성문 소승행 중 보살 대승행을 중심으로 풀이하고, 공덕 섭수(攝受)에서도 성문 공덕섭수와 보살 공덕섭수를 중심으로 풀이하고 있다. 공덕 섭수성취는 성문 공덕과 보살 공덕을 상상기문(上上起門) · 총별상문(總別相門) · 섭취사문(攝取事門)의 셋으로 나누어 해석하였다.
성문 공덕성취의 섭취사문(攝取事門)은 법화경에서 설한 아라한의 공덕에 대해 열 가지로 해석한 『법화론』에 대해서 해설한 내용이다. 여기서 의적은 『유가사지론』 섭사품(攝事品)을 인용하고, 주로 『대지도론』에 나오는 아라한을 해석한 부분을 인용하여 풀이하고 있다.
보살 공덕성취 부분은 앞의 ‘성문 공덕성취’에서와는 달리 상상기문(上上起門)으로 하는 해석을 제외하였다. 그 해석은 첫째, 상지 하지문(上支下支門)을 두어 총상 별상의 해석을 하고, 이어 섭취사문에서 보살의 공덕을 자세히 풀이했다. 여기에서는 『성유식론』 · 『보살지지경』 그리고 규기(窺基)의 『법화현찬』 등을 인용하고 있다. 의적은 이러한 성취를 법장(法藏) · 진제삼장(眞諦三藏) · 혜정(慧淨) · 규기(窺基) 등의 학설을 인용하여 해석하였다.
서분분성취에서는 2종의 승의성취(勝義成就)를 간략하게 설명하고 있고, 중성취에서는 다시 4종의 성취로 세분하여 성취의 의미를 탐구하였다. 성취의 의미를 성문(聲聞) · 벽지불(辟支佛) · 보살 등의 공덕성취로 나누고, 이를 다시 수행 52위에 배당시켜 해설하고 있다. 이 해석에서 의적은 정통적인 『법화경(法華經)』 해석인 천태(天台) 계열의 학설을 따르지 않고, 삼론종(三論宗)이나 유식(唯識) 계열의 학설을 중시하고 있다. 인용한 경전도 『지도론(智度論)』 · 『십지경(十地經)』 등으로 천태 계열의 논서는 인용하지 않았다.
의적은 「방편품」 논술에서도 보살승(菩薩乘) · 연각승(緣覺乘) · 성문승(聲聞乘)의 삼승(三乘)에 대한 해석을 삼론종의 입장에 따르고 있다. 이는 천태나 화엄(華嚴)과는 다른 견해이다. 그는 "모든 교법은 하나로 귀일(歸一)한다"는 일승론(一乘論)에 대해 일승과 삼승의 관계를 '삼승 중의 하나로서의 일승'이라 설하고 있어, 화엄교학에서 말하는 '삼승을 떠난 일승'이라는 주장과 대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