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복리 본향당 (東福里 本鄕堂)

북제주 동복리 본향당

민간신앙

유적

정의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구좌읍에 있는 굴묵밧 할마님과 송씨 하르바님을 모신 신당. 마을신당.

내용

마을의 수호신을 모신 당으로 동복리의 입구 남쪽에 있다. 당은 돌로 울타리가 둘러져 있고 그 안에 늙은 팽나무가 두 그루 서 있는데, 그 팽나무 앞에 각각 돌로 제단이 만들어져 있다. 이 당의 신은 굴묵밧 할마님과 송씨 하르바님이다.

신목(神木)인 팽나무 앞의 두개의 제단은 이 두 신의 제단이다. 제삿날은 마을의 유교식 남성 동제인 포제(酺祭) 다음날이다. 포제는 정월 첫 정일(丁日)에 마을의 남성들만이 모여서 하기 때문에 이 당의 당 굿은 첫 무일(戊日)이 되는 셈이다.

당 굿 때의 제물은 쌀로 만든 떡과 메(밥)·채소류·과일 등을 쓰는데, 굴묵밧 할마님에게는 감주를 올리고, 송씨 하르바님에게는 소주를 올린다. 돼지고기는 두 신에게 금물이다.

이 당의 본풀이의 내용은, 이 마을이 형성될 당시, 굴묵밧 할마님이라는 여인이 굴묵밧이라는 곳에 살면서 아이들이 아팠을 때 심방처럼 축원도 해주고, 동네 일을 모두 돌보며 홀로 살다가 죽었다.

죽을 때 할머니는 “남녀 구별을 모르고 살다 죽어가고 있으니, 죽거든 신당에 모셔 위해주면 인간번성·육축번성(六畜蕃盛)·오곡풍성 등을 시켜 주겠노라.”라고 하여 당신으로 모시고 위하게 된 것이다.

굴묵밧 할마님이 죽어 저승에 가니, 최 판관이 “살았을 때 마을을 위해 착한 일을 하여 이민을 편하게 하였지만, 그 후계자를 정해놓지 않은 것이 잘못이다.”라고 하였다. 굴묵밧 할마님은 송도(松都) 송악산에 사는 송씨 하르바님에게 꿈을 통하여 불렀다.

송씨 하르바님은 배를 타고 들어와 동복리에 오고, 굴묵밧 할마님을 만나 부른 사연을 들은 뒤, 마을사람들과 함께 상담을 하고 여러 가지를 지시하였다. 제물은 굴묵밧 할마님이 좋아하던 음식대로 쌀에 보리나 좁쌀을 섞은 밥과 바닷고기·해초·과일·채소 등은 좋되 육류는 절대 금지할 것, 술은 소주로 하되 굴묵밧 할마님에게는 감주를 올릴 것, 제삿날은 포제 다음날로 할 것,

매인 심방의 생계를 위하여 하곡·추곡 때마다 한 되나 두 되를 성의껏 당으로 가져올 것 등을 이민과의 합의하에 결정하고, “팽나무 밑으로 좌정할 터이니, 거기에 석상(石床)을 만들어 위하여주면 일년 내내 마을을 돌아보면서 모든 궂은 일을 다 돌보아주겠다.”는 당부의 말을 하고는 사라져버렸다. 그로부터 마을사람들이 그 신의 지시대로 이 당을 위하며 내려오게 되었다.

참고문헌

『제주도무속자료사전』(현용준, 신구문화사, 1980)

『남국의 무가』(진성기, 제주민속문화연구소, 1968)

관련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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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필자

현용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