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냥이나 백정일을 했던 조상의 내력담이다. 이런 직업을 가졌던 조상이 있는 집안에서는 그 수호신으로 산신일월이 있다 하여, 집안에서 굿을 할 때 이 본풀이를 심방이 노래하고 집안의 수호를 빈다.
산신은 산야의 동물을 차지하여 사냥꾼들에게 동물의 사냥을 허락하고 도와주는 신이므로 그 본풀이는 마땅히 산신의 내력담이어야 할 법한데, 실은 조상의 사냥 내력담으로 되어 있다.
예를 들면, 이 집안 몇 대 할아버지가 갖가지 가죽옷 차림에 조총을 메고 삽살개를 데리고 한라산 일대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노루·사슴·멧돼지 등을 사냥하여 고기를 나누고 피와 간을 먹었다는 내용 등이다.
본풀이는 이처럼 조상의 사냥 내력담으로 되어 있으나, 그 사냥을 수호하는 것은 산신임에 틀림없다. 이는 ‘조상’이라는 일족수호신(一族守護神)에게 생업수호신적 일면이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실례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