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월리와 동명리의 수호신을 모신 신당이다. 이 두 마을은 본래 한 마을로 명월리라 불렀으나, 일제강점기에 행정구역을 나누면서 동명리를 분리시켰다. 따라서 이 당은 본래 명월리 본향당이었다.
당은 늙은 팽나무를 신목으로 하여 그 앞에 돌로 제단을 만들고 돌담으로 울타리를 둘러놓은 형태인데, 가운데로 다시 돌담을 낮게 한 줄 쌓아 경계를 지어놓고 있다.
이 낮은 경계선의 왼쪽이 마을의 수호신인 본향신(本鄕神) ‘축일(丑日)한집’을 모신 곳이고, 오른쪽이 육아 및 치병신인 ‘술일(戌日)한집’을 모신 곳이다.
축일한집은 남자신이고 술일한집은 여자신으로서 부부신이다. 본풀이에 따르면 이 본향신은 최진국이라는 신의 둘째아들이다. 옛날 최진국이 집에서 쫓겨나 먹고살기 위하여 한라산을 돌아다니며 사냥을 하다가 어느날 예쁜 처녀를 만났다.
그녀는 정좌수의 딸인데 부모 눈 밖에 나서 쫓겨나, 한라산에 올라 나무열매를 따먹으며 살아가는 중이었다. 둘은 부부가 되어 아들 셋, 딸 다섯을 낳고 자식들에게 각 마을의 본향신이 되어 먹고살라고 하였다.
큰아들은 한림읍 상대리, 둘째 아들은 명월리, 막내아들은 동명리 납동네 본향신으로 각각 가고, 딸들은 한경면 조수리·저지리 등지의 당신으로 각각 갈라져갔으며, 부모는 애월읍 금악리 당신으로 들어갔다 한다.
하원당의 제삿날은 정월 첫 축일로 되어 있어 마을 부녀자들이 제물을 차리고 당에 모여와 매인 심방의 힘을 빌려 신과세제(新過歲祭)를 한다. 그러나 개별적으로 제를 올릴 경우에는 본향신에게 아무 달이나 축일에, 술일한집에게는 아무 달이나 술일에 매인 심방을 빌려서 가내 안전과 육아·치병을 축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