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와 당나라가 연합하여 백제와 고구려를 평정한 뒤, 당나라는 백제나 고구려의 고토는 물론이고 신라까지 병탄하여 당나라의 영토로 만들고자 하였다. 그러나 당나라는 소수의 병력으로써 백제와 고구려의 고토를 지배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당나라는 백제와 고구려의 유민들을 내세워 신라에 대항하게 하는 한편, 배후에서 이들을 조종하여 신라와 백제가 회맹(會盟)하게 하였다. 669년(문무왕 9)에 신라는 백제와 서로 인질을 교환하는 일을 의논하게 되었는데, 주부(主簿)인 수미는 장귀(長貴)와 더불어 백제측의 대표로 웅진도독부에 가서 이 일을 협의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