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15년(숙종 41) 작. 삼베바탕에 채색. 세로 162.5㎝, 가로 186㎝. 1693년(숙종 19)에 제작된 흥국사의 영산회상도와 비슷하게 가로로 약간 넓은 화면을 이루고 있는데 배치구도와 협시들의 수도 비슷한 편이다.
물론 본존의 머리 좌우에 각 셋씩 묘사된 화신불이 없어진 대신 6대제자에서 10대제자로 증가되는 등 약간의 변화가 있으나 기본적으로는 비슷한 구조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화면에 비해서 본존불은 상당히 작게 그려진 셈인데 흰 바탕에 붉은 테두리를 한 이 본존불은 육계·나발·우견편단(右肩偏袒)으로 착의(着衣)한 체구 등 기본형태는 흥국사불화의 본존과 비슷하지만 얼굴이 수척해지고 눈꼬리가 치켜올라간 점, 좌우가 불균형을 이루고, 다소 세장(細長)해진 체구 등은 원만한 흥국사상과는 다른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광배 중간 테두리의 정교한 영락(瓔珞)장식이나 승각기 상단깃의 치밀한 무늬 등과는 달리 머리칼을 뭉글뭉글하게 표현한 거친 붓질은 특히 주목되는 점이다. 본존불의 원만하지 못한 세장성이나 도식적인 날카로움은 보살상을 비롯한 기타 협시상에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보존상태가 좋지 못하여 빛이 바래버린 이 불화는 고상한 품격이 줄었을 뿐 아니라 본존대의와 광배의 강렬한 붉은 색으로 원색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어서 형태와 함께 불화의 격을 다소 떨어지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