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계문집』은 조선 후기의 학자 정석달(鄭碩達, 1660~1720)의 시가와 산문을 엮어 간행한 시문집이다. 1790년에 목판으로 간행하였다. 이현일(李玄逸, 1627~1704)의 문하에서 수학하여 벼슬에 나가지 않고 학문을 닦은 조선 후기 영남의 산림 학자 정석달의 문학과 학문을 살펴볼 수 있다.
6권 3책, 목판본이다.
저자 사후에 장남 정중기(鄭重器, 16851757)가 유문을 수습한 후 1729년(영조 5)에 저자의 행록을 짓고 1732년에 정규양(鄭葵陽)에게 행장을 받아 초고를 집안에 보관하였다. 그 후 손자 정일찬(鄭一鑽, 17241796)이 이 유집에 부록을 더하여 이상원(李象遠)과 함께 교정하고, 1773년(영조 49)에 이상정(李象靖)에게 서문을 받아 1790년(정조 14)에 목판으로 간행하였다. 1795년(정조 19) 이후 이 초간본의 판목에 정범조(丁範祖)가 지은 묘갈명과 김몽화(金夢華)가 지은 「매곡정사석채고유문(梅谷精舍釋菜告由文)」 등을 추각하여 간행하였다.
권1·2에 시, 권3·4에 서(書), 권5에 잡저(雜著) · 서(序) · 기(記) · 잠(箴) · 명(銘) · 찬(贊) · 제문(祭文) · 애사(哀辭) · 행록(行錄), 권6은 부록으로 저자에 대한 만장(輓章) · 제문 · 행장 등이 수록되어 있다. 부록의 목록에는 묘갈명이 있는 것으로 되어 있으나, 실제로는 수록되지 않았다.
이 중 주목할 만한 것은 「발몽설(發蒙說)」과, 이형상(李衡祥)과 이기(理氣)에 대하여 논변한 글이다. 「발몽설」에서는 음양(陰陽) · 태극(太極)으로 시작하여 천지(天地) · 오행(五行) · 사시(四時) · 일월(日月) · 성신(星辰) · 산악(山嶽) · 하해(河海) · 뇌전(雷電) · 풍우(風雨) · 우모(羽毛) · 인개(鱗介)에 대하여, 그 원리와 작용, 성질과 형태, 그리고 변화 등에 관해 문답 형식으로 자세하게 논설하였다.
마지막에는 사람에 대한 문답으로 결론을 내렸다. 먼저 사람이 하늘과 땅 사이에 끼여 이른바 삼재(三才)가 될 수 있는 조건으로서, 인간의 육체 자체가 팔괘(八卦)와 오행, 그리고 주천도수(周天度數)에 맞추어 생겼다는 것을 각기 예를 들어 설명하였다.
인간에게 제일 중요한 부분은 마음이며, 사단(四端) · 칠정(七情)을 터득하고 처리할 수 있는 방편은 경(敬) 이외에 없다고 하였다. 또한, 『소학』 · 『대학』 · 『중용』 등을 인용, 오륜(五倫) · 팔덕(八德) · 삼물(三物) · 오형(五刑) 등의 상호 유기적인 면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설명하였다.
끝부분에서는 다시 태극으로 환원하여 천지가 태극일 수 있듯이, 인간도 태극일 수 있다고 결론을 맺었다. 이형상과 문답한 글의 내용 역시 태극이 이(理)와 기(氣)를 겸하고 있다는 상대방의 주장에 대해 태극은 ‘이’고, 음양은 ‘기’라는 자신의 주장을 연역 설명한 것이 주를 이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