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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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사
제도
군대를 지휘하고 통신을 하기 위한 각종 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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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군대를 지휘하고 통신을 하기 위한 각종 도구.
내용

형(形)은 각종 깃발을, 명(名)은 징·북 따위를 말한다. 곧, 군대에서 명령이나 정보를 시각과 청각을 통하여 전달하는 수단이다.

형명은 중국의 예와 고구려나 신라의 군대 이름에 깃발을 뜻하는 ‘당(幢)’이 쓰였던 사실 등으로 미루어보아, 고려는 물론 삼국시대에도 군대에서 중요한 수단으로 사용되었을 것으로 생각되나 자세한 내용은 알 수 없다. 조선 전기에는 오위체제(五衛體制)에 의하여 편성된 단위 부대별로 형명이 배정되어 사용되었다.

형에는 천으로 된 기(旗), 기에 술이 달린 휘(麾), 길게 술이 늘어져 ‘치우(蚩尤)의 머리같이 생겼다.’는 둑(纛) 등이 있었다. 대장(大將)을 예로 들면, 왕의 명령에 응하는 대표기(大標旗), 위장(衛將)에게 명령을 내리는 대휘(大麾), 위장을 소집하는 데 쓰는 대초요기(大招搖旗) 등 단위 부대 지휘관마다 깃발로 명령을 내리고 받았다. 이밖에 복병에 사용하는 대사기(大蛇旗), 척후에 쓰는 후기기(候騎旗) 등이 있었다. 둑은 단위부대마다 출정할 때 제사지내는 것으로서 부대를 상징한다.

명에는 대각(大角)과 소각(小角:螺), 북과 도(鼗), 징·방울 등이 사용되었다. 대장·위장·유군장(遊軍將)·부장(部將)에게 대각·소각이 1, 2개씩 배정되고, 나머지는 단위부대마다 1개씩 배정되었다. 명은 고려말 이성계(李成桂)로부터 쓰기 시작한 소각을 제외하면, 모두 유래가 오랜 것으로 생각된다.

대체로, 형은 어떤 형태의 진(陣)을 갖추고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는가를 알리는데 쓰이며, 명은 진격과 퇴각을 알리는 데 쓰는 등 약간의 차이가 있다. 형은 ‘깃발을 휘두르고[揮], 조금 뉘었다 세우고[點], 땅에 대었다 세우고[指]’하는 여러 동작에 따라 명령과 정보를 전달하였다.

명은 종류에 따라 용도가 달라 소각을 불어 진퇴를 알리고 북과 소각을 함께 사용하여 독전하였다. 크게 고함지르며 적을 몰아칠 때는 도를 울리고, 후퇴할 때에는 징이나 방울을 썼다.

깃발로 명령을 내리기 전에는 늘 먼저 대각을 불어 군사들의 주의를 환기시키며, 진의 형태를 바꾸거나 할 때도 명과 형을 아울러 사용했다. 이러한 형명이 있음으로써 평시에 진법(陣法)을 훈련하고, 전쟁 때 일사불란하게 군대를 지휘할 수 있었다.

조선 후기에는 속오법(束伍法)에 의하여 소부대 단위로 군사 편제가 이루어지고 형명의 용도가 세분되어 종류가 많아졌다. 그러나 진법의 내용이 조선 전기와 크게 달라지지 않아 형명의 기본 짜임새는 대체로 같다.

형의 경우 조선 전기에는 왕명을 내리는 깃발로 교룡기(蛟龍旗)뿐이었으나, 조선 후기에는 다섯 가지로 늘었다. 중앙군은 국왕을 호위하는 무예청(武藝廳)·용호영(龍虎營)·별초(別抄)·난후별대(攔後別隊) 등을 지휘하기 위한 깃발이 각각 2∼8종씩 있었다. 5군영 또한 군영마다 대장에서 중군(中軍) 이하 각급 지휘관이 용도에 따라 인기(認旗)·수기(手旗)·영기(令旗) 등을 사용하였다.

한편, 과학기술의 발달로 화포가 전보다 중요한 구실을 하게 되어 명에 화포가 들어가게 된 것이 조선 전기와는 크게 다른 점이다. 특히, 호포(號砲)가 각종 명령을 내리고 정보를 알리는 데 광범하게 사용되었다.

이와 함께 세종 때 전래된 나팔(喇叭 : 太平簫)이 명에 포함되어 큰 구실을 하면서 상대적으로 대각과 북의 구실이 많이 줄어들었다. 이 시기 취타(吹打)를 위한 악기들이 추가된 것도 두드러진 변화이다.

참고문헌

『세종실록(世宗實錄)』
『만기요람(萬機要覽)』
『병장설(兵將說)』
『진법역주(陣法譯註)』(국방부전사편찬위원회, 1983)
집필자
오종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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