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소설 ()

현대문학
개념
한국전쟁 이후 남북의 분단이라는 모순을 극복하고 남과 북의 하나됨을 지향하는 소설.
내용 요약

분단소설은 한국전쟁 이후 남북의 분단이라는 모순을 극복하고 남과 북의 하나됨을 지향하는 소설이다. 남북분단으로 발생하는 모순을 밝혀내고 동시에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다양한 길을 찾고자 하는 소설을 총체적으로 일컫는다. 한국전쟁을 다루었거나, 북한에 고향을 둔 실향민을 주인공으로 설정했다고 분단소설이라 부르는 것은 아니다. 작가가 어느 세대에 전쟁을 경험했는가에 따라 장년기 전쟁 체험 세대, 청년기 전쟁 체험 세대, 유아기 전쟁 체험 세대로 유형화할 수 있다. 양적인 면에서나 질적인 면에서 분단소설은 한국문학사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정의
한국전쟁 이후 남북의 분단이라는 모순을 극복하고 남과 북의 하나됨을 지향하는 소설.
개설

해방 이후 냉전체제와 국내의 정치적 주체들의 정치적 야망에 의해 남북분단의 상황이 발생한 이래 수많은 소설들이 이 남북분단의 상황을 그려냈다. 하지만 분단 상황을 소재로 한 모든 소설을 분단소설이라부르는 것은 아니다. 한국전쟁을 다루었거나, 북한에 고향을 두고 떠나온 실향민을 주인공으로 설정했다고 그것을 분단소설이라 부르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분단소설이란 남북분단이라는 분단체제를 우리 사회, 나아가서는 전인류가 경험하고 있는 가장 핵심적인 모순으로 파악하고 그 모순을 철저하게 반영하는 것은 물론 그 상태를 넘어설 수 있는 어떤 잠재적 가능성을 찾으려는 소설들을 일컫는다.

연원 및 변천

남북분단이란 불행했던 한국 근대사의 한 귀결점이면서 동시에 그 기원이다. 강대국의 이익과 당대 정치인들의 개인적 야망이 만들어낸 남북분단과 그로 인한 동족끼리의 전쟁, 그리고 아직도 승패가 나지 않은 전쟁은 지루할 정도로 암울한 우리 역사의 핵심적인 원천으로 작용하고 있다. 게다가 해방 이후 형성된 세계적인 냉전체제와 그 체제에 순응한 남북한 정권은 이 분단이라는 불행한 상황을 해소하려 하기는커녕 자신들의 체제 유지에 적극적으로 활용함으로써 남북분단은 냉전체제라는 모순을 고착시키고 더 나아가 한국인들의 자유를 철저하게 억압하는 기제로 작용했다.

미국주1은 남과 북의 대치 상황을 활용해 냉전체제를 더욱 공고하게 하려 했고 또 남한과 북한의 정권은 남한과 북한의 대치상태를 곧 ‘예외상태’로 규정하고 권력 기구의 자의성을 공간을 무한정으로 확장시켜 독재체제를 구축하는데 활용했다. 그런 만큼 남북분단은 한반도의 모든 사회구성원들의 자유를 억압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은 물론 냉전체제라는 광기의 세계체제를 존속시키는 기제로 작동해왔다. 그러므로 한국소설 전반은 당연히 남북분단과 그를 넘어서려는 분단소설에 지속적으로 매달려 왔다.

이렇게 시대나 세대, 성, 계층을 초월하여 분단문제를 지속적으로 형상화한 만큼, 분단소설은 다양한 변화를 겪어왔다. 그 중 한국전쟁 및 분단 상황에 대응하는 방식에 유독 큰 격차를 형성한 요인은 세대간의 차이였다. 주2의 비극이며, 역사상 유례가 없는 광기의 장면이 많이 연출된 한국전쟁을 어떤 시기, 어느 나이에 경험했느냐에 따라 소설의 내용과 형식에 큰 차이가 발생하였다. 비록 분단소설의 지형이 세대간의 경험내용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사실이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단소설은 분단 이후 우리 문학사의 전체를 대변한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우리 문학사의 핵심적인 줄기로 자리잡고 있다.

내용

분단소설이 양적인 면에서나 질적인 면에서 한국문학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라 할 만하다. 그만큼 많은 소설이 분단의 문제에 매달렸고 그 과정에서 위대한 소설 또한 많이 탄생하였다. 이 수많은 분단소설을 역사화하고 유형화하는 데에는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분단소설을 유형화했던 시도 중 가장 일반적이면서도 그 역사를 총괄하는데 제일 타당해 보이는 모델은 세대론적 접근이다. 작가가 어느 시기에 전쟁을 경험했느냐에 따라 남북분단 문제를 다루는데 차이를 보여왔으며 그 세대간의 차이가 곧 분단소설의 변화과정을 이루어왔기 때문이다.

이제까지 분단소설을 세대론적으로 유형화할 경우 많이 사용된 모델은 청 · 장년기 전쟁체험세대, 유아기 전쟁체험 세대, 그리고 전쟁 미체험 세대이거나, 아니면 장년기 전쟁체험 세대, 청년기 전쟁체험 세대, 유아기 전쟁체험 세대였다. 하지만 이는 장년기 전쟁체험 세대, 청년기 전쟁체험 세대, 유아기 전쟁체험 세대, 그리고 전쟁 미체험 세대로 세분화할 필요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먼저 분단소설의 제 1 세대인 장년기 전쟁체험 세대는 일정한 이데올로기를 지닌 채 전쟁을 경험한 세대이다. 염상섭, 황순원, 김동리, 서정주, 박영준 등이 이에 해당할 터인데, 이들은 남북 중 분명한 목적의식으로 남한을 선택한 작가들인 만큼 남한 쪽의 입장에서 분단의 문제를 형상화한다. 하지만 타고난 주4였던 염상섭, 황순원은 각기 「취우」「카인의 후예」를 통해 어느 이데올로기에 직접적인 편듦이 없이 분단과 전쟁의 실상을 사실적으로 그려낸다.

다음 분단소설의 제 2세대인 청년기 전쟁체험 세대는 이전 세대와는 달리 어떤 분명한 이데올로기 없이 전쟁을 경험한 세대이며, 또한 전쟁 중 가장 큰 시련을 경험했던 세대들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들은 전쟁을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내면화한다. 한 부류는 전쟁 중 겪었던 실존적 위기를 보편화시켜 인간 자체를 부조리한 존재로 규정하고 그 불안의식을 내면화하며, 다른 부류는 전쟁의 발생원인과 경과를 어느 이데올로기에 편듦이 없이 객관적으로 서술한다. 전자에 흔히 전후세대 작가라 칭해지는 손창섭, 장용학, 서기원, 이범선 등이 위치하며, 후자에는 이호철( 「소시민」, 「판문점」, 「물은 흘러서 강」, 『이산타령 친족타령』), 최인훈( 「광장」 『화두』), 박경리( 『시장과 전장』), 그리고 뒤늦게 등단한 박완서(『나목』, 「엄마의 말뚝」 연작, 그리고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연작) 등이 속한다.

다음으로 중요한 세대는 유아기 전쟁체험 세대이다. 이들은 행복했던 유년과 인간에 대한 믿음 자체를 전쟁으로 박탈당한 세대이자 또한 아비를 영원히 역사에 빼앗긴 세대이다. 자신의 아비를 숨기는 등 유아기의 정신적 고통을 내밀하게 간직한 채 성장했던 이들은 서서히 자신의 아비들을 복권시키면서 자신들의 상처를 치유하기 시작하는데, 이러한 시도들이 하나하나 모아지더니 급기야는 본격적으로 분단소설이라는 거대한 물줄기를 만들어내기에 이른다. 특히 이들은 흔히 분단소설이 발명한 의미 있는 내적 형식들인 ‘순진한 시선’, ‘귀향형 분단소설’, 분단상황에 대한 총체적 장편소설 등을 모두 시험하며 분단의 원인과 극복가능성을 적극적으로 타진하여 분단소설의 지평을 확대한 것은 한국소설의 지평 전체를 세계적인 시각으로 확대시키는 큰 기여를 하고 있어 주목할 만하다. 김원일(「어둠의 혼」,「노을」, 「불의 제전」), 이문구( 「관촌수필」), 윤흥길( 「장마」, 「무지개는 언제 뜨는가」, 「완장」), 이청준(「키작은 자유인」), 조정래( 「태백산맥」), 이문열(「영웅시대」, 「변경」), 황석영(「한씨연대기」, 「손님」), 홍성원(「남과 북」), 이병주( 「지리산」) 등이 이 세대에 해당한다.

분단문학은 전쟁을 직접적으로 경험한 세대만의 전유물일 수는 없다. 남북분단은 그것을 교묘하게 이용한 정치권력에 의해 이후 세대에게도 크나큰 삶의 질곡이었기 때문이며, 전쟁 미체험 세대로 80년대 이후에 등단한 작가들도 분단의 고통을 극복방안을 형상화하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는다. 이 세대의 분단문학은 전쟁의 경험이 없으므로 이전의 세대와는 확연히 다른 방식을 취한다. 부모의 고통을 자기화하거나(임철우의 「아버지의 땅」, 이창동의 「소지」 등), 이질화된 남북한 사람들의 우연한 교류를 다루거나(권현숙의 「인샬라」), 아니면 가상의 미래 속에서 통해 남북한의 화해 방안을 모색(복거일의 「파란 달 아래」, 채영주의 「시간 속의 도적」)하기도 한다. 하지만 90년대 중반 이후 분단문제는 현격하게 전쟁체험 세대만의 관심사로 제한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의의와 평가

최인훈의 「광장」을 시각에서 보자면, 남북의 분단은 단순히 단일민족이 남한과 북한으로 갈라지고, 인간이 누려야 할 많은 자유들을 억압당하는 문제만 발생시킨 것이 아니다. 이는 일제 식민지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하는 계기로 작용한 것은 물론 남한과 북한 모두가 강대국의 초자아에 예속당하는 상황을 초래한다. 뿐만 아니라 더욱 결정적인 것은 남한과 북한의 분단으로 인해 우리 사회 안에서는 밀실과 광장, 개인과 사회, 자유와 평등, 한국적 주3와 보편적 내러티브, 현실과 이상의 변증법적 지양이 불가능해졌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해방 이후 한국사회에서 남북분단의 상황은 보다 자유롭고 보다 인간적인 삶을 위해 반드시 극복되어야 할 근본적인 모순에 해당하는 바, 분단소설은 남북분단 때문에 발생하는 이런 치명적인 모순을 밝혀내고 동시에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다양한 길을 찾고자 했다는 점에서 무엇보다 큰 의미가 있다 하겠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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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임하, 『기억의 심연-한국소설과 분단의 현상학』, 이회문화사, 2002.
이재선, 『현대한국소설사; 1945~1990』, 민음사, 2000.
주석
주1

유럽 동부와 아시아 북부에 있었던 연방 공화국. 1917년의 10월 혁명이 성공하여 생긴 최초의 사회주의 국가이다. 옛 제정 러시아의 대부분과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15개 공화국으로 이루어진 다민족 국가였으나 1991년 사회주의가 붕괴되고 연방이 해체되었다. 수도는 모스크바, 면적은 2240만 ㎢. 우리말샘

주2

같은 겨레끼리 서로 싸우고 죽임. 우리말샘

주3

이야기의 존립 근거가 되는, 서술자와 읽거나 듣는 사람 간의 합의. “말을 잘 듣겠다고 약속하면 이야기를 해 줄게.”와 같은 표현은, 이야기도 일종의 계약ㆍ거래임을 나타낸다. 우리말샘

주4

실재론을 믿거나 주장하는 사람. 우리말샘

집필자
류보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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