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권 1책. 목판본.
규장각서리였던 아들 덕구(德龜)가 1815년(순조 15)에 간행하였다.
지도성의 유작시는 「우중구점경정김군진(雨中口占敬呈金君珍)」이라는 제목으로, 18세 때인 1755년(영조 31)에 지어 친구인 김시벽(金時璧)에게 준 칠언절구이다. 나지막한 초가에서 곁에 흐르는 시내를 보며 유한(幽閑)을 즐기는데, 짙푸른 그림자를 드리우며 오동나무 위로 비가 뿌린다는 내용이다.
지도성은 요절하여 집에는 시가 남아 있지 않았는데, 김시벽이 전해준 이 시를 받은 아들이 당시 유명시인의 시를 받아 편찬하였다. 각 시인의 시에 씌어진 간지가 1804년에서 1813년에 걸쳐 있는 것으로 보아 10년에 걸친 작업 끝에 간행한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은 서두에 목록이 있고, 그 다음에는 윤제홍(尹濟弘)의 서문이 있으며, 이어 계사유타·연화제십(聯和諸什)이 있다. 그리고 부록으로 체곡유초(棣谷遺艸)·연화제집·편제사실(篇題事實)·지(識)가 실려 있다.
서두의 「계사유타」는 곧 지도성의 유작시를 말하는 것이며, 이에는 아들 덕구와 손자인 한상(翰祥)·우상(羽祥)·휘상(翬祥)의 시가 실려 있다.
「연화제십」은 지도성의 친척과 친구였던 당시 여항시인들의 시로 되어 있는데, 장혼(張混)·천수경(千壽慶)·김헌(金瓛)·차좌일(車佐一)·엄계응(嚴啓膺)·노윤적(盧允迪)·왕태(王太)·박윤묵(朴允默) 등의 시 24수이다. 부록으로 실린 「체곡유초」는 덕구의 외숙인 조우방(曺佑邦)의 시인데, 덕구의 시도 같이 실려 있다.
그리고 이에 이은 「연화제십」은 이에 차운한 김헌·천수경·노윤적·왕태의 시가 실려 있다. 「편제사실」은 이 책의 제목을 ‘계사유타’라고 정하기까지의 내력이 실린 덕구와 윤제홍 사이의 편지로 되어 있으며, 「지」는 덕구가 1814년 책이 이루어지기까지의 사연과 소회를 간단히 쓴 것이다.
여기에 실린 시들은 운을 따라 지은 시로서 작품의 경향을 일괄적으로 논하기 어려우나, 그 내용은 대부분 한 편의 유작시를 거두어 자손들이 간행하고자 하는 것에 대하여 칭송하는 것으로 일관하고 있다. 따라서 여항인들에게 있어 시가 일상화되었음을 보여 준다.
이 책에 실린 시를 쓴 시인들은 대부분 당시의 여항문학을 주도하던 송석원시사(松石園詩社)의 핵심구성원들로서, 이 책은 조선 후기의 여항문학을 연구하는 데 있어 하나의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국립중앙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