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린도 ()

기린도
기린도
회화
개념
태평성대의 상징이며 우주 운행의 중심 역할을 한 전설의 동물 기린을 그린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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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요약

기린도는 태평성대의 상징이며 우주 운행의 중심 역할을 한 전설의 동물 기린을 그린 그림이다. 기린은 동물들의 우두머리로, 성인과 태평성대 혹은 자손 번창의 상징물로 여겨졌다. 우리나라 기린은 삼국시대부터 다양하게 표현되었다. 조선 시대에는 궁중 미술과 불교 미술, 민화 등에서 기린도가 보인다. 의장기, 왕실 가마 같은 궁궐 공예품과 경복궁, 불교 건축 등에도 기린이 나타난다. 민화에서는 신선이 타는 동물이나 길상적인 의미로 기린 그림이 그려졌다. 현대에는 전설적인 기린의 상징성이 강조되지 않고 아프리카의 지라프와 혼용하고 있다.

목차
정의
태평성대의 상징이며 우주 운행의 중심 역할을 한 전설의 동물 기린을 그린 그림.
개설

상상의 동물인 기린은 우주 운행의 가장 중심적인 역할을 하였다. 기린은 사령(四靈) 즉 , 봉황, 거북과 함께 모든 동물의 우두머리로서, 인수(仁獸)인 동시에 성인(聖人)과 태평성대를 나타내는 상징적인 동물이었다. 요순시대에도 기린과 봉황이 나타났으며, 공자가 태어날 때와 돌아가실 때 기린이 나타났다 하여 공자를 상징하는 동물로 묘사되었다. 그리하여 정치적으로는 인치(仁治)가 행해지고 있음을 나타내는 표징이었고, 민속에서는 성공과 자손 번창을 기원하는 상징물로 자리매김되었다. 아울러 죽은 이를 모든 악으로부터 보호해 주고 지켜 주는 벽사(辟邪)의 동물로서 황제릉을 지키는 동물이 되었다.

한국, 중국, 일본에는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린 그림이 존재한다. 우리나라 기린은 삼국시대 고구려 고분벽화, 신라 천마총장니 기린도, 통일신라시대 와당, 고려시대 청자, 불교부도, 조선시대 왕릉과 복식, 민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나타난다.

내용

기린의 형상은 사슴, 말, 소, 용 등이 결합된 형태로 묘사된다. 하나의 뿔을 지니며 등의 털은 오채(五彩)를 띠고, 배의 털은 황색이며, 말발굽과 소의 꼬리, 날개가 있어 능히 날 수 있으며, 입에서는 서기(瑞氣)를 뿜어낸다고 한다. 그리고 봉황과 더불어 대부분 쌍으로 표현된다.

중국에서 기린이라고 칭한 명문(銘文)이 있는 그림은 한대(漢代)부터 나타나며 처음에는 사슴 모양으로 표현되었다. 사슴형 기린은 중국의 남북조와 당, 우리나라에서는 삼국시대와 통일신라시대를 거치면서 말의 몸을 한 말형 기린의 형태를 취한다. 뿔을 지니고 구름 모양의 날개를 펼치고 하늘을 떠다니는 모습으로 표현된다. 특히 기린이라는 명문을 가진 중국 그림이나 고구려시대 고분벽화에 나타난 기린의 모습은 사슴에서 말형으로 변화되고 있다. 통일신라시대에는 완전한 말의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고대에 말의 중요성과 정치적 의미가 부각되면서 주로 날개 달린 사슴 형태로 표현되던 기린에 말의 특징이 혼용되어 나타나지 않았을까 추측해 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경주 155호 고분 천마총에서 발견된 천마도는 뿔, 입에서 뿜어 나오는 서기, 날개의 모양, 쌍으로 출토된 점, 당시 기린이라는 명문이 있는 중국의 기린과 고구려 고분벽화에 나타나는 기린과 유사한 점, 그리고 155호분에서 출토된 부장품 가운데 실제 말의 모습을 표현한 다른 그림이 존재하는 점 등으로 보아 기린일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기린의 형상은 사슴에서 말로, 우리나라 고려시대에 해당하는 중국의 원대부터는 말 혹은 사슴의 몸에 용의 머리와 소꼬리, 말발굽, 용비늘을 가진 용형으로 변화한다. 용형 기린은 현대에까지 이어져 온다. 아직도 중국에서는 아들이 태어나면 기린 목걸이를 선물하며 일본의 대표적인 맥주 브랜드인 기린 맥주도 용형 기린을 주제로 하고 있다.

조선시대의 기린도는 크게 궁중 미술과 불교 미술 및 민화에 표현된 기린으로 나눌 수 있다. 궁궐 건축 장식에서부터 흉배(胸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모습을 띠고 있다. 심지어 중국의 황제릉 앞에만 설치되던 석기린(石麒麟)도 근대기 고종 황제순종 황제의 릉인 홍릉(洪陵) · 유릉(裕陵) 앞에 설치된다. 궁궐 공예품인 의장기, 왕실 가마, 자기, 인장, 말의 장니 등에도 기린이 나타난다. 『경국대전(經國大典)』에는 대군의 흉배에만 기린을 사용할 수 있게 하였다. 건축에서도 경복궁, 남대문 그리고 다양한 불교 건축에서 기린이 사용되었으며 민화에서는 신선이 타고 있는 동물로, 혹은 길상적인 의미로 기린 그림이 그려졌다.

현황

왕실 문화와 태평성대, 그리고 귀족 계급의 전형적 상징물인 기린은 성공의 대명사 혹은 자손 번창의 의미로 서민 문화 속에서 향유되었다. 기린의 상징 이미지는 봉건 사회의 몰락이라는 시대적 흐름과 그 이후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전통 문화의 단절 속에서 더 이상 한국 문화에 뿌리내리지 못하였다. 덕을 강조하는 기린의 상징성이나 성스러운 동물이라는 이미지가 중국과 일본에서는 여전히 성행하고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인제 혹은 전주의 기린대로 등 지명에 남아 잔존할 뿐이다.

한국, 중국, 일본을 통틀어 전설의 어진 동물로 여겨지는 기린은 유독 한국에서만 아프리카의 목 긴 사슴인 지라프(giraffe)와 혼용하여 쓰인다. 중국 명나라 황제 영락제 때 아프리카에서 지라프를 조공하는데, 이 동물의 이름이 소말리아 말로 기리(giri)라 하여 기린과 비슷하고 어떤 생명도 죽이지 않는 어진 동물인 기린이 초식동물인 지라프와 비슷하여 상상의 동물 기린으로 헌상하였다 한다. 이후 기린은 아프리카 지라프와 전설의 동물 기린과 혼용되어 왔으며 중국에서는 현재 전설적인 기린과 구별하여 지라프를 목 긴 사슴인 장경록(長頸鹿)으로 부른다. 한국과 일본에서는 전설의 동물인 기린과 아프리카 지라프를 혼용하여 정의하고 있다.

참고문헌

「기린도상 연구」(이재중, 대구가톨릭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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